3월 경상수지가 83개월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역대 최장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규모는 48억2000만달러에 그치며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써 1분기 경상수지는 27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사진=게티이미지]](https://img.etnews.com/photonews/1905/1183765_20190508150949_205_0002.jpg)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2012년 5월부터 83개월째 연속 흑자를 냈다. 그러나 규모는 축소됐다. 전년 동월(51억달러 흑자)에서 약 9.9%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2년 3월 이후 가장 적었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가 포함된다.
3월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 94억1000만달러에서 84억7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수출이 479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9.4%나 빠졌기 때문이다. 수입도 434억8000만달러에서 394억7000만달러로 감소했다.
한은에서는 세계 교역량이 준 데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떨어졌고, 수출 자체도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장비 등 기계 수입이 줄면서 수입도 같이 위축됐다.
서비스수지는 23억40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보다 적자가 소폭 확대됐다. 해외 연구개발(R&D)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며 지식재산권(IP) 사용료 수지(9억5000만달러 적자)가 4년 1개월 만에 최대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대신 여행수지는 중국인과 일본인 입국자 수 증가로 5억7000만달러 적자에 그쳤다. 2016년 10월(5억4000만달러 적자) 이후 그 폭이 가장 적었다.
일각에서는 4월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수출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4월 배당지급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서비스수지가 이례적으로 악화된 3월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경상수지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이후 기업실적이 악화됐고 이미 중간배당과 분기배당이 지난해 크게 이뤄졌기 때문에 4월 배당이 크게 늘어날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통관 기준 무역 수지가 전년보다 축소된 만큼 일시적으로 4월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에 머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흑자 혹은 적자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분기(1~3월) 경상수지는 112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2분기(109억4000억달러 흑자) 이후 6년 3분기 만에 최소치에 그쳤다. 상품수지가 196억1000만달러 흑자로,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었다. 1분기 서비스수지는 76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분기(93억1000만달러 적자)보다 그 규모가 축소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