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3대 정책 모두 평탄치 않았다. 정부 출범 초반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인상'으로 인지되면서 3대 정책 균형은 일찌감치 무너졌다. 공정 경제는 대·중소기업 간 거래 질서 개선과 대기업 집단 경제력 남용 방지에 초점을 맞췄지만 결국 '대기업 때리기' 우려를 낳았다.
저성장 국면을 돌파할 혁신성장 정책은 뒤늦게 속도를 냈다. 문 대통령이 중시해 온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분배·고용지표 등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자 혁신성장을 통한 경제지표 개선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정부는 창업벤처 육성, 제조업 르네상스, 금융 혁신, 제2 벤처붐 조성 등 다양한 혁신성장 정책을 추진했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 전환을 목표로 신산업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 나섰다. '선 허용 후 규제' 방식의 규제 샌드박스도 시행됐다. 최근에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를 3대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 창출을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사례도 늘었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 전문은행, 개인정보보호 등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한 현장부터 수소경제, 비메모리 반도체 등 신산업현장까지 활발한 혁신성장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8차례 지역 경제 투어를 실시했다. 중소기업, 대기업, 자영업자 등 경제 주체와 타운홀 미팅 형식 간담회도 진행했다.
대기업과 관계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였다. 정부가 혁신성장을 외쳤지만 현장에선 '반기업, 친노동' 분위기가 강했다. 공정경제와 맞물려 기업의 투자 의욕도 꺾었다는 평가다.
불만이 확산되자 문 대통령이 기업을 독려하고, 청와대 참모진도 기업과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4월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원, 삼성이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국가 경제를 위해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민간투자가 살아나야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벤처에 사람과 돈이 몰리고 있는 만큼 벤처 창업과 투자 열기를 확산할 수 있도록 스케일업 전용펀드 조성, 엔젤투자와 크라우드펀드 활성화 등 정책적 뒷받침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논란이 많았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개선 요구가 지속 제기됐다. 정부는 필요에 따라 수정·보완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다. 최저임금을 놓고는 여당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