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러시아 진출로 해외 판로를 넓힌다. 지난해 국내 러시아 의약품 수출액은 3085만달러(약 361억원)로 최근 4년간 10.8%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지 파트너사를 물색해 시장에 안착하는 한편 자유무역협정(FDA) 추진으로 수출을 활성화한다.
9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러시아 진출에 한창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소염진통제 '클란자'를 올해부터 러시아에 판매한다. 글로벌 제약사 테바를 통해 시장 경로를 확보했다. 보령제약도 고혈압 치료제 신약 '카나브 패밀리'로 올해 러시아 판매허가를 받았다. 현지 파트너사 통한 시장 진출로 카나브 패밀리 영역을 넓힌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7년부터 러시아 제약사 파머신테즈와 의약품 공급을 확대했다.
현지 중상위층 소비력 증가에 따른 미용 시장 진출도 두드러진다. 휴온스는 러시아 에스테틱 기업 인스티튜트오브뷰티 피지와 약 146억원 규모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휴톡스주는 국내 품목허가 완료 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발매 이후 러시아 현지 임상을 준비해 2022년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현지 영업 네트워크와 마케팅 전략을 지닌 파트너사를 선정해 진출한다. 대웅제약도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국내 발매 이후 세계 국가 판매 계약을 맺어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행한 '러시아 제약시장 진출정보'에 따르면 러시아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01억달러 규모로 세계 10위권을 기록했다. 2023년까지 러시아 의약품 시장은 256억달러(약 30조원) 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평균 5% 이상 성장세다.
국가차원에서도 러시아 진출을 지원한다. 한국-러시아 FTA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 진출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국내 제약업체 수출지원을 위해 러시아 비관세장벽을 파악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의약품허가 승인심사,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통관절차 등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회는 '유라시아 보건의료협력사절단'을 꾸려 국내 제약 산업 러시아 시장 진출을 돕는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유라시아 보건의료협력사절단은 이번 달 26일부터 6월 8일까지 러시아, 우크라이나, 체코, 폴란드 등에 방문한다. 현지에서 한-러 보건의료 협력 포럼, 보건산업 비지니스 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현지 파트너 기업 미팅을 마련해 수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러시아는 동유럽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제약시장이며 인구증가율과 소비능력을 고려할 때 시장 잠재력이 크다”면서 “러시아 제약시장이 값이 저렴한 제네릭을 중심으로 형성돼있고 의료비 지출에 비해 기대수명이 높지 않아 국내 제약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