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와 캐피털 업계를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본격화된다. 이르면 15일 선거 절차가 개시된다. 벌써부터 20여명의 후보가 하마평에 오르며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이고 있다.
민간 첫 협회장으로 임기를 마치는 김덕수 협회장에 이어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관 출신 고위 관료 이름이 벌써부터 오르내리고 있다.
카드업계는 현재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의 영세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업계는 사업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상 협상도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캐피털업계도 미래 먹거리를 찾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협회장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차기 협회장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 때문에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인 만큼 시장을 잘 이해하고 업계를 수용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
협회 내부에서는 차라리 대관을 잘할 수 있는 힘 있는 관료 출신이 오는 게 편할 수 있다는 여론도 팽배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 상황에서나 나올 수 있는 의견이다. 카드·캐피털 업계도 이제 디지털 시대에 동참해야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자 수익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제로페이 등 정부 주도 페이도 올해 본격화한다. 카드사가 정부와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동안 협회를 이끌어 온 김덕수 협회장에 대한 평가는 일부 엇갈린다. 그러나 업계를 대변하고, 민간 카드사 출신답게 좀 더 포용적인 정책으로 업계를 잘 이끌어 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존 관 출신 협회장보다 대관 능력은 떨어질 수 있지만 업계를 이해하고 대변하는 전문성은 높았다는 평가다.
김 협회장은 KB국민카드 출신이고, 전임과 전전임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출신이다.
이제 정부는 차기 여신협회장 선거에 과거처럼 압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 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도 공정한 심사가 될 수 있도록 투명한 심사 체계를 갖춰야 한다. 업계의 위기 상황을 잘 아는 민간 전문가가 발탁되길 바란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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