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경제관련 자문기구 수장이 문재인 정부 2년간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되고 자영업 체감경기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책 틀은 유지하되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는 9일 서울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2년, 경제·노동 정책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2년간 한국경제 평가에서부터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과제,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사람중심 경제'를 표방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저성장·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감안할 때 방향 설정이 적절했고, 소기 성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 정부경제정책의 주요 목표인 일자리 창출의 성과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고용·분배가 여전히 어렵고 공공부문 등 개혁이 미진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중장기적으로 불평등한 분배 교정과 혁신능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의 실질적 실행으로 장시간 근로문제 및 쌍용차, KTX, 콜텍과 같이 오랫동안 사회적 부담으로 남아있던 장기 분규사업장 문제 등이 해결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향후 3년간, 즉 2기 사회적 대화 체제는 △격차 및 양극화 해소 △사회안전망 강화 △지역상생형 일자리 창출 방안 등 핵심 의제의 사회적 대타협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그간 가계소득을 높이고, 지출비용을 경감하는 동시에 안전망을 확충하는 정책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임금격차 완화·일자리의 질 개선·민간소비의 증가 등의 효과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위원장은 “여전히 자영업 체감경기 부진·소득분배 악화 지속 등 과제는 남아 있다”며 “확장적 재정기조를 통한 성장과 고용 확대를 도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하지만 그럼에도 숙제는 더 많이 남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경제활력 강화에 최우선을 두고, 일자리 확충과 소득분배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종합토론은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의 진행으로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박용채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장, 서정희 매경TV 대표, 유종일 KDI 원장,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이인실 한국경제학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인실 학국경제학회장은 종합토론에서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경제시스템 개조가 우선 과제인데 이 중에서도 중요한 일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전기·전자,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산업이 국내보다 해외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는 고임금과 대기업 정규직 노조와의 경직적인 노사 관계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김용근 부회장은 “최근 2년간 인상된 최저임금은 기업 지불능력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중소 영세시업과 소상공인의 경영여건을 악화시키고, 최근 고용 부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2020년 최저임금 심의과정에서는 추가적 인상보다는 그간의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집중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