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게임업계 CEO, 질병화 논란 적극 대응해야

놀이는 인간의 삶에서 근본 조건이다. 본능적 요소다. 인간은 놀이를 통해 행복과 즐거움을 얻는다. 동네 놀이터에서 만나는 어린이 표정은 하나같다. 세상의 근심·걱정은 찾아볼 수 없다. 힘든 일을 끝낸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수험 공부를 끝낸 청소년 역시 그들만의 놀이 문화가 있다.

과거 1970∼1980년대 놀이는 아날로그 형태로 기억된다. 연날리기, 팽이치기, 숨바꼭질, 고무줄놀이 등이다. 기성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이다. 지금은 디지털과 모바일 세대를 맞아 놀이문화도 진화했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은 그 가운데 하나다. 첫돌이 갓 지난 영유아부터 대학생까지 게임은 그 자체로 문화다. 대중문화의 한 형태다.

9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일제히 게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게임 질병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한목소리로 게임 산업과 e스포츠 육성론을 피력했다. 박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게임업계와 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게임 질병화에 반대했다. 공식 행사에서 반대론을 처음으로 피력했다. 이재명 지사 역시 게임 산업에 대한 오해가 있다고 전제한 뒤 네거티브 정책 접근이 안타까웠다고 회고했다. 김경협 의원은 게임이 4차 산업혁명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게임이 우리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연구하겠다고 표명했다. 오랜만에 주무 부처 장관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게임 옹호론을 펼쳤다. 특히 질병코드 등재 반대론은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였다.

이제는 게임업계가 나서야 한다. 오는 20일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논의될 게임장애 질병화 추진은 먼 산 불구경 거리가 아니다. 현안이자 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아니지만 후폭풍은 우려된다. 게임 산업 종사자가 자긍심을 발휘해서 일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CEO)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