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로 꼽히는 8K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한국-일본-중국 간 경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선 단말기인 8K TV를 주도하는 곳은 우리나라 삼성전자다. 초대형 화면과 화질을 앞세운 8K를 키워드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판매 1위를 이어 나가고자 한다. 일본과 중국 TV 제조사도 따라붙었다. 일본 소니는 물론 중국의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이 8K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TV만 만들 뿐이다. 관련 정책은 사실상 없다. 향후 중국·일본과의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본과 중국은 8K TV 성장에 맞춰 8K 중계방송 계획을 수립한 데 반해 한국은 8K 관련 진흥책이나 방송 계획이 없다.
일본이 이미 지난해 세계 최초로 8K 방송을 시작한 데 이어 2022년 초 중국도 8K 방송을 시작할 예정으로 있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8K로 생중계, 대중화를 노린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TV 제조사, 가전 유통업체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중국도 8K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조기 방송 계획을 세웠다. 중국은 2022년 2월에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8K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8K 붐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훙, 캉자 등 중국 제조사도 일찌감치 8K TV를 개발하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중국 패널 업체들이 8K 패널 생산에 합류한다.
하나의 산업이 성장하려면 관련 생태계 전체의 고른 대응은 필수다. '8K 시대'를 선도하려면 TV는 기본이다. 관련 콘텐츠(영상물)와 전용 플랫폼, 관련 정책까지도 모두 잘 맞물려야 한다.
아직 4K도 정착하지 않았는데 8K를 대비하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대비는 빠를수록 좋다. 특히 방송 정책은 투자자와 실수혜자가 다른 때가 많아 논란을 빚곤 했다. 기술 개발과 함께 관계자들의 이해관계 충돌까지 미리 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