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벤처 출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부분 자산총액이 증가해 재계 순위가 올랐다. 조만간 벤처 출신 ICT 기업의 '재계 30위 진입'이 기대된다.
카카오는 1년 만에 자산총액이 2조원 넘게 늘며(8조5000억→10조6000억원) 벤처 출신 ICT 기업 최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에 지정됐다.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지 3년 만이다. 카카오는 그간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규모를 키워왔다.
카카오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관련 공정위는 “현물출자, 주식 취득으로 ㈜카카오의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자산총액이 지난해 7조1000억원에서 8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재계 순위도 49위에서 45위로 올랐다. 총수는 창업자 이해진으로 유지됐다.
향후 네이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외계열사를 포함하면 네이버 자산은 이미 10조원을 넘는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공정위의 자산총액 집계엔 해외계열사가 포함되지 않는다.
넥슨 역시 자산이 대폭 늘며 순위가 상승했다. 넥슨 자산총액은 지난해 6조7000억원에서 올해 7조9000억원으로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순위는 52위에서 47위로 다섯 계단 뛰어올랐다. 다만 넥슨은 시장에 매물로 나와 내년 대기업집단 지정 때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해 처음 대기업집단이 된 넷마블은 자산총액이 소폭 감소(5조7000억→5조5000억원)했다. 순위는 작년과 동일한 57위를 유지했다.
키움증권, IT서비스업체 다우기술 등을 보유한 다우키움이 처음 대기업집단에 올라선 것도 주목할 변화다. 다우키움은 자산총액 5조원을 기록해 재계 59위로 기록됐다.
ICT 기업은 아니지만 벤처 출신으로 대기업집단에 입성해 주목 받았던 셀트리온은 자산이 소폭 증가(8조6000억→8조8000억원)했다. 다만 재계 순위는 작년 38위에서 42위로 네 계단 떨어졌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