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미국 이동통신 3∼4위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이 위원장은 T모바일이 265억 달러에 스프린트를 인수하려는 계획을 승인하도록 다른 4명 FCC 위원에게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은 세 번째 시도다. 양사가 합병하면 버라이즌과 AT&T에 이어 강력한 3위 사업자가 된다.
파이 위원장은 합병 찬성 이유로 디지털 격차 해소와 5G 투자 확대를 손꼽았다. 비도시 지역 통신 투자를 늘리고, 5G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6년 이내에 미국 인구 99%가 사용할 수 있는 5G 망을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양사는 독점 우려 해소 차원에서 스프린트 선불제 휴대폰 사업 '부스트 모바일'을 처분하기로 했다.
파이 위원장뿐만 아니라 FCC 위원 중 한 명인 공화당 브렌든 카도 합병 승인에 표를 던지겠다고 밝혀 현재까지 공개된 찬성표는 2표다. 합병 승인을 위해서는 3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FCC에 앞서 합병으로 인한 경쟁제한성을 심사하는 법무부는 합병을 반대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제안한 처방이 합병으로 인한 경쟁제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법무부가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법무부가 공개적으로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을 반대하면 이례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법무부와 FCC는 통상 합병에 대해 긴밀히 사전 조율해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화웨이가 미국에 통신장비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서구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FCC에서 제기됐다.
브렌든 카 FCC 위원은 CNBC 인터뷰에서 미국에 5G 무선통신장비를 공급하는 업체가 서구적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서구적 가치에 대해 “지식재산권을 존중하고 미 수정헌법 1조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정헌법 1조는 종교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을 규정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