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6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이룬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산다는 이유로 불평등과 냉대를 겪게 할 수는 없다”며 “당신의 선택은 옳았다”고 격려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미혼모 및 다문화가족 등과 만나는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세상 모든 가족 함께, 숲속 나들이'라는 제목의 이날 행사는 여성가족부 주관 아래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서울시 등이 함께 준비했다. 한부모·다문화·입양·맞벌이·다자녀 등 다양한 형태의 100여 가족이 참석했다. 이들 가족에 대한 인식을 개헌하고 사회적 포용성을 확장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인생의 여러 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나 가족을 이룬다”며 “틀린 길은 없다. 각자가 선택해서 걸어가는 모든 길이 각자의 정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틀을 넘어선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목소리들이 크고 또렷해지고 있지만 법과 제도는 사람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세상모든가족'이 평등과 존엄을 지키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여사는 “숲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 다른 나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미래세대에 전해주어야 할 유산은 '다름의 씨앗'으로 가꾸어낸,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의 숲”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초청된 가족들과 숲속 놀이터에서 커다란 천으로 공을 들어 올리는 협동 놀이에 함께 참여하며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자졌다. 또 '숲속 가족사진관'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가족과 대화도 나눴다. 한 미혼모는 눈물을 흘리며 여사에게 이야기를 건네자 여사가 미혼모를 감싸 안으며 위로해 줬다.
이날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 토크콘서트에서 김슬기(27세) 씨는 “아이와 함께 지하철을 타면 '아빠는 어디 있니'?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같은 한부모라도 미혼부에 비해 미혼모는 겹겹의 편견에 쌓여 있다”고 말했다.
노승후(40세) 씨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왜 우리집은 아빠가 어린이집에 데리러 와'라고 물었다”며 “주부 아빠에 대한 낯선 시선과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전업주부가 되면서 부부 간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커졌다”고 말했다.
경찰이 되려면 한글 이름이 필요해서 '김포 박'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박지영(29세) 씨는 “베트남에서 왔다고 하면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동정의 시선이 여전히 느껴져서 불편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김 여사는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당당하게 살아가는 '세상모든가족'을 응원하며 편견과 차별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자고 격려했다.
한편 김 여사는 토크콘서트 후 가족캠페인에 함께한 민간기업 부스를 방문, 격려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