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동 킥보드를 개발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카드로 읽힌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으로 닿기 어려운 단거리용 소형 이동 수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홈앤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가 개념 검증(POC) 단계 전동 킥보드 시제품을 개발했다. POC는 신제품 사업화 이전에 아이디어의 기술 타당성을 검증하는 시험 단계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LG전자가 전동 킥보드 사업을 검토한 것은 맞다”면서 “다양한 시험 차원에서 이뤄지는 개발”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개발한 전동 킥보드는 서서 타는 형태다. 기술 검증을 위한 제품이어서 위험할 때 급정거하거나 위험을 알려주는 자동 시스템 등 독보적인 센서 기술 등을 접목했다. 기존의 전동 킥보드에서 안전사고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때문이다. 관련 기술과 부품은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와 계열사인 LG이노텍, LG화학에서 수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G전자는 VS사업본부에서 완성차 업체에 전장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LG 브랜드'로 전동 킥보드를 독자 사업화할 가능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 BMW,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토요타 등 완성차 업체도 전동 킥보드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LG전자가 독자 사업으로 경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다만 특정 국가 또는 일부 지역에서 현지 모빌리티 서비스업체와 기업간거래(B2B) 형태 사업을 펼칠 가능성은 있다. B2B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가능성도 열려 있다. 완제품이 아닌 부품 판매도 가능하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이동성이 편리하면서 유지비가 저렴한 데다 친환경적이고, 혼잡한 도심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매년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연구원에 따르면 매년 20% 성장해 2022년 20만~30만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은 2015년 4000억원에서 2030년 26조원 규모로의 급성장이 예측됐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