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에 전동 킥보드를 활용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서울에서 시작한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우선 킥보드로 공유 서비스를 테스트한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차량 제조를 넘어 차량 공유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제조업에서 탈피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미래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 서울에서 전동 킥보드를 활용한 차량 공유서비스 'ZET'를 론칭한다. 사업은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융합기술개발실 주도로 진행된다. 올해 3분기 안에 전동 킥보드 200대를 투입하고, 연내 500대 이상을 추가로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이미 국내 한 킥보드 제조업체와 함께 'ZET' 서비스 모델 구축을 위한 막바지 협의에 들어갔다. 킥보드 생산은 중소기업이 맡는다.
현대차는 공유 플랫폼과 운영시스템 개발, 서비스 운영 전반을 맡는다. 킥보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빌려 타고, 별도 서버로 관제하는 방식을 따른다. 공유 사업 일반 형태와 유사하다. 다만 현대차는 해당 킥보드에 안전장치 등을 추가한다. 향후 공유 차량과의 연계를 고려한 서비스 확장까지 이번 사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킥보드, 일반 차량까지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공유 서비스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서비스 론칭 시기나 사업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외부에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킥보드 공유 서비스로 습득한 기술이나 운영 노하우를 고도화시켜 차량 등 모빌리티 전반으로 확대시킬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2월부터 KAIST 대전 캠퍼스에서 전동 킥보드 50대를 운영하며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시범 사업을 통해 킥보드를 앱으로 빌리는 과정이나 위성항법장치(GPS)를 확인하고 전동 킥보드 위치나 배터리 상태, 대여 가능 여부 등을 실시간 체크하는 자체 공유 플랫폼을 완성했다.
이번 서비스는 현대차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의 일환으로 실시된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와 싱가포르에서 카셰어링 업체 레브와 그래브에 투자하는 등 글로벌 차량 공유 사업에 관심을 높여 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아이오닉 전기자동차(EV)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도 한다. 현대차는 향후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을 공유경제와 결합한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자동차 제조업에서 탈피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면서 “모빌리티 영역의 혁신적 변화는 우리 생활뿐만 아니라 환경·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미래형 이동수단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