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핀테크 기업에 금융 클라우드 이용 보조금을 지원한다. 세계적으로 금융권 클라우드 도입에 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수요를 발굴, 안전성 평가 등 클라우드 확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금융 클라우드 활용 촉진을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금융 클라우드 워킹그룹'을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또 금융회사 클라우드 안전성 평가를 연중 지원하고, 다음 달 3일에는 금융보안원에 클라우드 QA 전용사이트를 개설하기로 했다.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기술·시장변화에 탄력 있게 대응하고 비용 부담 없이 혁신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지난 1월 금융분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이용 가이드를 제정해 클라우드 이용 원칙과 내부통제 절차, 위험 방지 방안 등을 마련했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금융회사는 대량의 데이터 수집·분석이 쉬워지고, 핀테크 기업은 전산 설비 구축 등에 필요한 비용을 크게 감소해 시장 진입 부담이 줄어든다.
금융위는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이용과 관련한 보안, 컨설팅, 예산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혁신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본 부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클라우드 이용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에서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금융회사는 KB금융그룹,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등이 대표적이다.
KB금융과 우리은행은 메신저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도 빅데이터 분석환경 구축을 위해 주요 업무부터 순차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영국 오크노스뱅크(Oaknorth Bank)와 같이 모든 은행 핵심 업무를 클라우드에서 운용하는 사례는 아직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클라우드 전환 시 보다 다양한 업무를 편리하게 취급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막대한 시스템 전환 비용으로 인해 주저하는 기업이 대다수”라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금융권이 클라우드를 통한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금융보안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97개 금융사 가운데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하는 회사는 42개사에 이른다.
주홍민 금융위 전자금융과장은 “클라우드는 인프라 공유로 저렴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쉽게 접목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 데이터 융합·분석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정부와 민간이 상시 소통·협력해 클라우드 활성화와 안전한 이용 환경 구축을 위한 합리적 제도 운영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