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 브랜드 '랜드로버'가 내년 공개할 오프로드 SUV '디펜더(Defender)'에 LG전자 전장부품을 대거 탑재한다. 배출가스와 안전기준 강화로 2016년 단종 된지 4년 만에 '부활'이다. 디펜더는 48볼트(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비롯해 배터리 전기차(BEV)까지 개발 중이어서, LG와 협력 관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랜드로버가 개발 중인 신형 디펜더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텔레매틱스, 자동차 디스플레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부품 등 다양한 전장품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 마곡 등 일부 지역에서는 LG전자가 신형 디펜더에 공급한 전장부품 테스트가 한창이다.
디펜더는 1948년 랜드로버가 처음 선보인 SUV로, 주로 오프로드 전용 SUV, 군용차로 사용됐다. 이후 70년 가까이 판매되다, 2016년 높아진 환경규제와 안전 규제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끝내 단종됐다. 4년 만에 부활하는 신형 디펜더는 랜드로버 새로운 MLA(Modular Longitudinal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은 2.0리터 가솔린 터보,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디젤, V8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PHEV, BEV 등도 개발 중이다. 전동화 모델의 경우 LG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신형 디펜더는 LG전자가 2017년 재규어랜드로버 전장 솔루션 공급을 확정한 이후 처음으로 출시하는 신차다. LG전자는 2015년 인도 타타자동차와 전기차 부품 공급을 확정한 이후 자회사인 재규어랜드로버에도 전장부품 공급을 타진해왔다. 2016년 재규어가 공개한 포뮬러E 콘셉트카 'I타입(I-TYPE)', 중형 SUV 전기차 'I페이스(I-PACE)'에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되면서 LG전자의 재규어랜드로버 전장 공급이 늘어났다.
LG전자는 신형 디펜더 전장 부품 공급에 앞서 다양한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2016년에는 Automotive SPICE(ASPICE·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 '레벨3'를 인증 받았고, 이듬해에는 글로벌 인증기관 'TUV 라인란드(TUV Rheinland)'로부터 '자율주행차 부품', '자동차 미디어 부품'에 대한 ISO26262 국제 표준 규격을 인증 받았다. 아울러 기능 안전 최고 수준인 ASIL(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D 등급 부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개발 프로세스도 인증 받았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부품 사업부문을 'VC(Vehicle Components)'에서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로 변경해 종합 솔루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16년 출시한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볼트(Bolt)'는 LG전자가 전장 솔루션 전체를 제공하며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계기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벤츠,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장 솔루션 공급을 늘리고 있다”면서 “신형 디펜더는 LG전자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전장 솔루션 공급에 대한 성공을 판가름할 수 있는 차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