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했다. 박 장관은 취임사에서 “문화·체육·관광·종교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면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이 다시 뜨겁게 살아날 수 있도록 부지깽이 노릇을 해야 한다. 현장의 수요를 제대로 공급해 주지 못하는 정책은 죽은 것이고, 그 조직 또한 존재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공정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기본 과제라고도 밝혔다.
신임 장관이 무엇보다 우선해 현장을 챙기는 모습에서 웹툰 산업계는 또 한 번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웹툰 산업계의 수많은 현안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듣고 대안을 마련하고, 확정된 정책에 대해 힘껏 응원하고, 그 결과에 대해 순수하게 기뻐하거나 통렬하게 반성할 수 있다는 기대 말이다.
그러한 기대를 품고서 웹툰 산업의 공정성과 상생을 위해 몇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공정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업계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러한 목소리가 현실 정책에 제대로 반영됐으면 한다. 공정한 웹툰 산업 환경을 조성하려 할 때 문제의 핵심은 '표준계약서'로 대변되는 불공정거래 관행에 있다. 우리는 표준계약서가 경제 약자 보호를 통해 헌법상 기본 원칙인 경제 정의와 실질 평등 실현, 개별 자치 확보를 끌어낼 뿐만 아니라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의 법 위반 소지를 해소하는 한편 궁극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그럼에도 수많은 이해관계와 복잡한 이유로 말미암아 기존에 만들어진 표준 계약서 사용률은 5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우리도 제대로 사용되는 표준계약서를 원한다. 그러나 최소한 표준계약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원사업의 참가를 막기보다는 영세, 중소사업자이면서도 표준계약서 관철의 의지를 보이는 곳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가산점과 표준계약 우수 기업에 대한 특례보증 지원, 금융 지원과 같은 우대 정책도 필요하다.
둘째 웹툰 불법 유통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이다.
웹툰의 불법 유통에 따른 저작권 침해가 작가와 사업자에게 엄청난 피해를 줌에 따라 지난해 5월 정부는 관계 기관 합동대책을 발표하고 최대 불법 유통 사이트인 '밤토끼'와 '마루마루' 운영자를 검거하는 등 유례없이 큰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 대응은 모두의 박수를 받아야 했지만 접속 차단 절차 간소화를 화두로 한 저작권법 개정은 여전히 답보 상태고, 불법 유통 사이트와의 길고 지루한 싸움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웹툰 불법 유통 단속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저작권보호원의 위상과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관련 부처들과의 소통 및 협업을 기반으로 단기로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장기로는 체계화한 교육을 추진하는 등 독자의 인식 근본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셋째 상생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축은 바로 세계 시장 진출이다.
라인, 코미코, 카카오 등을 중심으로 세계 웹툰 시장 주도권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웹툰 산업의 경쟁력은 이미 검증됐지만 해외 소비자들의 웹툰 인지도는 아직도 낮은 실정이다.
해외 시장 개척 및 진출을 위한 전략으로는 웹툰 유통을 세계화하고 웹툰의 법률 지위를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 또 웹툰의 국가표준 유통 식별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국제 표준으로 만들어야만 비로소 우리 웹툰 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에는 '박양우의 현장이야기'라는 페이지가 있다. 문화계 일원이라면 현장 속에 들어간 그 행보에 대해 따스하면서도 냉철한 시선으로 응원의 '좋아요'를 해보실 것을 권한다.
김유창 한국웹툰산업협회장 ceo@u-jew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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