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도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했다. MS의 가세로 화웨이는 세계 3대 클라우드 기업으로부터 버림받게 됐다.
MS는 최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스택'의 장비 파트너업체 목록에서 화웨이를 삭제했다. MS는 화웨이 거래 중단 행정 명령에 부응, 화웨이를 파트너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MS 파트너 목록에서 빠진 건 의미가 크다. MS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세계 클라우드 시장 2위 사업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시장 점유율 1위는 아마존으로, 35%를 차지했다. MS가 2위로 약 15%, 3위 구글은 7% 정도다.
이 시장 점유율 구조는 아시아태평양 시장만 제외하면 전 대륙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알리바바가 2위를 차지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과 MS, 구글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
화웨이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대표하는 3개 기업에 모두 버림받았다. 앞서 구글은 행정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오픈소스를 제외한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등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90일 유예 기간이 있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화웨이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도 일본에서 화웨이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제품을 '재고없음'으로 처리했다. 당장은 소비자거래(B2C) 제품이지만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버 등 B2B 제품 거래와 도입도 배제할 공산이 크다.
클라우드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화웨이는 매출 배중 10% 정도의 기업사업부문(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에 타격을 받는다. 통신장비부문(캐리어 비즈니스) 40%,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문(컨슈머 비즈니스) 48%에 비하면 비중이 크지 않지만, 클라우드 시장을 비롯한 기업 사업부문은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터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클라우드 서버 시장은 860억달러(약 102조6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28% 성장했다. 화웨이 기업 사업부문도 비중은 3위에 머물렀지만 성장률은 23.8%에 달한다.
또 AWS를 따라잡기 위해 MS와 구글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시장 성장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MS는 설비 투자(CAPED)는 36억달러(4조2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8.9% 늘었다. 구글은 56억4000만달러(6조6800억원)을 투자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4% 늘었다.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큰손'을 고객으로 모시지 못한다는 게 화웨이에겐 치명타다. 나날이 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도약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