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20년... 미래 20년 화두는 '글로벌'

네이버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과거 20년 동안 흘린 땀과 노력은 국내 포털 1위 자리를 선물했다. 앞으로 20년 동안 네이버는 글로벌 1등을 향해 다시 뛴다. 반구글 정서가 강한 유럽과 라인 성공 신화를 쓴 일본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한다.

성년이 된 네이버는 올해 일본·유럽 사업을 가속화한다. 일본에서는 라인 중심으로 핀테크 사업을 확장한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에 설립한 네이버랩스 유럽과 스타트업 캠퍼스 스페이스 그린을 주축으로 인공지능(AI) 등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국내 1위 포털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는 국내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해외로 진출했다. 네이버의 가장 큰 해외 성과는 일본 라인 서비스였다. 라인은 한국이 만든 인터넷 서비스가 해외에서 1위를 점유하는 이례적 사건이었다. 네이버는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2016년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올해 라인 중심으로 일본에서 간편결제, 인터넷은행 등 핀테크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내년을 목표로 스마트폰 중심으로 운영되는 인터넷 은행 '라인뱅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네이버랩스 유럽 중심으로 AI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한다. 네이버랩스 유럽이 참여한 타임머신 프로젝트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추진하고 있는 '유로 플래그십 사이언스 이니셔티브'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등 경쟁력을 과시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2일 “네이버는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필연적인 상황”이라면서 “사업을 확장하려면 해외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 경영진과 직원들의 공통된 판단이자 임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1997년 삼성SDS 사내벤처 웹글라이더로 시작했다. 1999년 6월 2일 네이버컴을 설립하면서 독립했다. 당시 국내 포털 시장은 다음, 야후, 라이코스, 엠파스 등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네이버는 2002년 지식IN 서비스 등 차별화를 앞세워 경쟁자를 따돌리고 검색 포털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후 한 차례도 국내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010년 이후에는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글로벌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세우는 등 데이터 주권을 기치로 국내 인프라 투자를 늘렸다. 최근 K팝 등 한류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동영상 수요가 폭증하자 관련 인프라에 8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창작자 지원을 강화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인터넷은 이제 산업이 아니라 인프라”라면서 “클라우드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 즉 디지털 자산은 국가 주권과도 맞닿아 있다”고 역설했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국내 사용자 데이터를 지키는 토종 기업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며,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 세 번째)가 CES2019에서 석상옥 네이버랩스 헤드(현 네이버랩스 대표)로부터 어라운드G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네이버 제공)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 세 번째)가 CES2019에서 석상옥 네이버랩스 헤드(현 네이버랩스 대표)로부터 어라운드G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배포한다. 이달 14일 본사, 계열사 직원과 가족을 용인 에버랜드에 초청한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2만여장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20주년이라고 해서 특별한 행사나 비전을 선포하기보다 직원끼리 서로 축하하는 차원에서 소소한 이벤트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