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테크놀러지가 에지 컴퓨팅 시대에 대응해 개별 데이터센터부터 대규모 시설까지 관리할 수 있는 운용 기술을 국산화한다. 마이크로데이터센터는 글로벌 기업도 초기 투자 단계로, 관련 기술의 선도 기업이 없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소프트웨어(SW) 운영 독자 기술로 국내 통신사 우선 적용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까지 기대하고 있다.
에스피테크놀러지는 '마이크로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고효율과 신속성을 지원하기 위한 지능형 자동화 관리 기술 개발 과제'에 착수했다.
에스피테크놀러지는 주관 기관으로 참여했다. 전자부품연구원(KETI), 한국컴퓨팅산업협회가 공동 연구를 지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방송기술 개발 사업으로, 총 연구 기간 33개월 동안 2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에지 컴퓨팅 기반이 되는 마이크로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자율 운영, 에너지 최적화 기술 개발이 골자다. 향후에는 중앙에 집중된 서버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분산된 마이크로데이터센터 등 소형 서버가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 업무 속도를 높인다. 에지 컴퓨팅이 특정 환경에서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만 중앙으로 이관한다. 사물인터넷(IoT) 기기 증가에 따른 데이터 폭증으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미래 필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마이크로데이터센터는 기존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달리 단일 랙으로 구성된 하드웨어(HW)다. 에지 컴퓨팅 확산 기조와 함께 HW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에지에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기초가 된다.
마이크로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데이터센터 상주 인원을 두는 등 관리가 어렵다. 마이크로데이터센터 자체도 항온·항습 등 환경을 갖춰 HW 기기가 출시되지만 최적 운영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제어하는 별도 관리 SW 등 운용 기술이 필요하다.
정정문 에스피테크놀러지 본부장은 4일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해 광범위한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충분한 데이터를 모두 생산하지 못한다”면서 “흩어진 데이터를 에지에서 일부를 저장하고 머신러닝이 필요한 데이터는 중앙으로 보낸 뒤 인사이트를 얻어 다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피테크놀러지는 국내 상황에 맞춘 운용 기술 개발에 나선다. 에지 단에서 마이크로데이터센터를 서로 백업 용도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단순히 연구개발(R&D)에만 그치지 않도록 국내 최대 통신사와 함께 상용화 전략까지 세웠다. 주요 통신사 기지국, 제어국 등을 마이크로데이터센터 추가 설치로 에지 컴퓨팅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4월 연구를 시작해 2021년 통신사와 함께 시범 사업에 들어간다.
정 본부장은 “국내 산업·농업 등 마이크로데이터센터가 적용되는 분야는 언어, 사용 환경 등이 달라 국내 최적화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4~5년 안에 마이크로데이터센터 상용화 전 기술 확보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