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양, 당진, 포항제철소가 고로 정비 때 안전밸브를 개방한 것에 대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예고하자 철강협회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전밸브 개방은 고로 정비 때 일시적으로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절차로 대기질에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협회 측은 “철강생산과정 첫 단계인 고로 조업은 높이 110미터의 거대한 용광로(高爐) 상단에서 철광석과 유연탄을 투입하고, 아래쪽에서 고온·고압의 바람(1,200℃·4.0bar)을 불어넣어(송풍) 쇳물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협회측에 따르면 고로는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15~20년 동안 계속 쇳물을 생산하는데, 영상 1500도 쇳물을 다루는 고로 특성상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간 6~8회 정기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정비시 송풍을 멈추는데 이 과정에서 고로 내부 압력이 외부 대기 압력보다 낮아지면 외부 공기가 고로 내부로 유입돼 내부 가스와 만나 폭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고로 내부에 스팀(수증기)을 주입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이 때 주입된 스팀과 잔류가스의 배출을 위해 고로 상단에 있는 안전밸브(블리더)를 개방한다는 것이다.
또 안전밸브 개방시 배출되는 것은 수증기가 대부분이고, 고로 내 잔류가스 배출에 의한 환경영향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때 배출되는 잔류가스는 2000cc 승용차가 하루 8시간 운행시 10여 일간 배출하는 양에 해당하고 잔류가스 성분은 현재 국립환경과학원 주관으로 측정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협회측은 “1월부터 4개월간 안전밸브 개방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인근지역 대기환경 측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PM10), 일산화탄소(CO), 황산화물(SO₂), 질산화물(NO₂)등 주요 항목이 용광로의 정상 가동시와 휴풍일 때 대기질 농도에 차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독일도 고로 정비시 안전밸브 개방을 일반정비 절차로 인정하는 등 고로 안전밸브 개방을 규제하는 관련 법적 규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대기환경보전법의 관련 조항은 고로 업종의 특성에 맞게 법리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며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정비를 위한 일시적인 가동 정지(휴풍) 시 안전밸브 개방을 이 조항의 예외규정에 따른 적법한 행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업정지 기간이 4~5일을 초과하면 고로 안에 있는 쇳물이 굳어 고로 본체가 균열될 수 있고, 이 경우 재가동 및 정상조업을 위해서는 3개월, 경우에 따라 6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기간동안 약 120만 톤의 제품 감산이 발생해 8000여억원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