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것과 관련, “이 여사님이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갔다.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 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보다.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며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제 1세대 여성 운동가다.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했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에 함께하셨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9일부터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순방 출발 직전인 9일 오전 11시45분께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통화를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국민을 위해서라도 오래 살아계셨으면 좋겠다. 남북관계도 좋아질 수 있으니 그런 모습도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며칠 전 위중하다는 말씀을 듣고 아내가 문병을 가려다가, 여사님께서 안정을 되찾고 다급한 순간은 넘겼다고 해 아내가 다녀오지 못했는데 참 안타깝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제가 곧 순방을 나가야 하는데, 나가 있는 동안 큰일이 생기면 거기서라도 조처를 하겠지만, 예를 다할 수가 있겠나. 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잘 전해주기 바란다”며 “희망을 가지시고, 여사님이 회복되시길 빌겠다”는 언급했다.
청와대 측은 김 여사가 지난 4월 25일 이 여사를 문병한 바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내일 오전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서 조문 등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