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7개 금융그룹 위험관리실태 평가한다...미래에셋, 현대차 간신히 자본비율 넘겨

올해 하반기부터는 삼성·현대차·미래에셋 등 주요 금융그룹도 금융지주사 등과 마찬가지로 위험관리실태 평가를 받는다. 내년부터 그룹 내 특정 계열사의 부실이 금융 부문 계열사로 얼마나 이전하는지에 대한 평가도 이뤄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금융그룹 CEO·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7월 시범 도입한 금융그룹감독제도에 대한 성과와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대우, 교보생명, 현대캐피탈, DB손보, 롯데카드 등 금융그룹감독제도를 시범 적용하고 있는 7개 주요 금융그룹 대표회사가 참석했다.

금융지주, 은행모회사그룹 등과 달리 기존 금융 감독체계에 벗어나 있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난해 7월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기업집단 내 금융회사를 2개 이상 보유한 복합금융그룹과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한 7개 그룹을 감독대상으로 지정했다.

금융위는 금융그룹감독제도 법제화 이전까지는 모범규준 형태로 감독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12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기간 만료를 앞둔 모범규준을 개정·연장해 지속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대상 기업도 현행 7개 그룹으로 유지한다.

자본적정성 기준, 위험관리실태 평가 등 세부 운영방안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우선 중복자본 차감, 전이위험 산정방법에 관한 기준을 하반기 중 마련한다. 현행 모범규준은 금융부문 전체의 손실흡수능력(적격자본)이 각 업권별 자본규제에서 요구하는 최소기준 합계(필요자본)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적격자본 차감 요인인 중복자본 세부 기준과 필요자본 가산 요인인 전이위험에 대한 세부 기준을 구체화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그룹별 자본비율 산정이 가능하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위험관리실태 평가는 하반기 즉시 실시한다. 시범적용 대상 금융그룹 7개사 가운데 2~3개 금융그룹을 우선 들여다 볼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평가 결과 종합등급이 4등급 이하인 금융그룹에는 경영 개선계획 제출을 권고할 방침이다.

운영방안 결정 여부에 따라 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기준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삼성과 교보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그룹은 100%를 간신히 넘긴다.

특히 미래에셋은 전이위험을 가산할 경우 125.3%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삼성은 220.5%로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자본비율을 갖췄지만 국회 법안 처리에서 '집중위험'을 고려할 경우 135%까지 자본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

최 위원장은 “금융그룹의 위험관리체계는 어느 정도 구비됐지만 우회출자를 통한 중복자본, 비금융 계열사와의 과도한 내부거래 등은 여전히 금융그룹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과거 금융그룹의 동반 부실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했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영에 대한 시장 요구를 항상 염두에 두고 기대에 상응하는 개선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