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1년…트럼프 "아름다운 김정은 친서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1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친서 내용과 전달 경로는 밝히지 않았지만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대화가 '톱다운' 방식으로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를 주창하며 “반드시 한반도 평화를 이룰 것”이라며 힘을 보탰다.

(왼쪽부터)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왼쪽부터)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면서 “그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따뜻하고 멋진 친서였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서는 올해 2월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협상이 결렬되고 대화가 중단된 지 103일 만에 왔다. 두 정상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진 지 1년이 되는 시점이라 의미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차 하노이회담 실패에 대한 내부 평가와 협상팀 재편 등을 마치고 다시 대화를 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어제 받은 편지 때문에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뭔가 매우 긍정적인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미 대화 재개와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을 더 진행한 뒤 미래에 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 실행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내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놓고도 전문가 의견이 분분하다. 김 위원장이 하노의 회담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측이 북한의 완벽한 입장 변화가 없는 이상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달 말 일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과 내달 말∼8월 초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이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이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방한해 문 대통령과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논의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법대 대강당에서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법대 대강당에서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법대 대강당에서 이뤄진 '오슬로포럼' 연설에서 “최근 남북미 정상의 결단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담대한 의지와 지도력이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다”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법대 대강당에서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법대 대강당에서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진정한 평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좋은 것이 되어야한다”며 앞으로 '국민을 위한 평화(Peace for people)'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가 단단히 자리 잡을 때까지 노르웨이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