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이스를 더 얇고 가볍게 구현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패널에 각종 기능이 통합되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터치칩이 패널에 통합되고 스피커를 내장한 디스플레이 기술이 올해 처음 상용화된데 이어 5G 안테나를 디스플레이 패널에 내장하려는 시도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5G는 LTE보다 더 많은 안테나가 필요하다. LTE가 신호 1000개를 받아내 통신을 운용한다면 5G는 10배인 1만개 신호를 받아 통신이 연결되도록 조합해야 한다. 크기에 제약이 큰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는 늘어난 안테나를 설계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홍원빈 포스텍 교수는 13일 열린 '제2회 전자신문 테크위크'에서 디스플레이에 내장한 5G 안테나 기술을 소개했다.
이 기술은 홍원빈 포스텍 교수 연구팀과 LG전자, 동우화인켐, 통신사 등이 협력해 수 년에 걸쳐 개발했다. 얇은 투명필름 형태로 제작해 패널에 삽입하면서도 고화질 화면에서 전혀 눈에 띄지 않는 설계와 소재를 적용했다.
4G LTE 스마트폰에는 10개 이하 안테나가 들어가지만 5G 스마트폰에는 30개 이상 안테나가 필요하다. 주파수가 너무 강하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주파수 성능 요건이 약하면 이통사가 요구하는 스펙에 미달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화면 전체를 사용하는 풀스크린으로 진화하는 것도 5G 안테나를 배치하는데 걸림돌이다. 패널을 구동하는 여러 회로도 금속 재질이어서 주파수를 방해하는 요소다.
홍원빈 포스텍 교수는 “디스플레이 화면 구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추가 공간 없이도 수십개 안테나를 장착할 수 있다”며 “와이파이 안테나 검사 과정에서 성능이 기존보다 약 2배에서 6배까지 개선되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2016년 갤럭시와치에 처음 적용돼 상용화했다. 올해 LG전자 스마트폰에 적용돼 이통사 5G 필드 테스트를 마쳤다.
이번 연구는 디스플레이 공학, 무선통신, RF회로 공학을 융합한 첫 사례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모든 원천기술을 보유했다.
홍 교수는 “5G 통신 부품은 향후 무선통신 제품 생산원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안테나 설계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꾼 기술로서 수입에 의존하는 통신부품 시장에서 향후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