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흘려듣지 말아야 할 이재용의 위기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사 핵심경영진과의 회의에서 위기론을 설파했다.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며 “그 동안의 성과를 수성(守城)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 사업장에서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 점검회의에서다. 6G 이동통신, 블록체인,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비스 현황과 전망은 물론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까지 두루 점검했다.

그는 “어떠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차질없이 집행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경영진을 불러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1일 화성 사업장에서 DS 부문 경영진과 회의를 한 데 이어 시스템 반도체 등에 대한 투자 집행 계획을 직접 챙기기 위해 2주 만에 다시 소집한 것이다.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가 미래사업에 대비하고 지금 상황에 안주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이 부회장의 행보를 보면 위기가 목전에 와있다는 긴박감이 느껴진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가격 하락 속에 실적이 낮아지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를 이을 미래 먹거리 창출은 더디기만 하다. 대외 변수인 미중간 무역분쟁은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국내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 요인이다.

기업이 각자 사업을 잘 하면서 미래까지 잘 대응한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산업은 각 국의 경제정책과 외교까지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좀 더 경제와 산업 몰입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최근 우리 주변을 보면 미래산업은 규제에 막혔고 노동정책은 유연성이 없다. 글로벌 무역전쟁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가이드나 대응도 미흡한 편이다.

위기 극복은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정부와 기업, 사회 전반의 좋은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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