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소비계층 '밀레니엄 세대'의 부상은 전자업계뿐 아니라 모든 산업계가 주목한다. 특히 의류, 식품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은 밀레니엄 세대 영향이 더 크다. 젊은 남성 의류 판매가 늘어나고, 가정 간편식 매출이 증가하는 것 등이 밀레니엄 세대가 미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밀레니엄 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소유보다는 소비를 통해 가치를 찾는 것이다. 이 같은 성향이 반영된 대표적인 분야가 렌털 산업이다. 공유경제 모델이 급성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공유경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구독경제가 관심을 받는 것도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있다. 구독경제란 구독(Subscription)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매달 월정액을 내면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매번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항상 원하는 새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 밀레니엄 세대 취향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밀레니엄 세대 영향은 국내외를 가리지도 않는다.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도 밀레니엄 세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제품 출시로 분주하다.
미국에서는 최근 가구가 새로운 렌털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집을 구매하지 않아 이사를 자주 다니는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구매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원하는 제품을 쓸 수 있는 가구 렌털 시장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가 가구 렌털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이런 소비 트렌드 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밀레니엄 세대가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1가구 1자녀 시대에 태어난 중국 밀레니엄 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시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풍요롭다. 이들은 고등 교육을 받은 비율이 높고, 돈 씀씀이가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에서는 편리함을 추구하고, 새로운 것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밀레니엄 세대는 유럽에서도 중요한 소비 계층이다. 나라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유럽 밀레니엄 세대를 관통하는 트렌드는 있다. 자기 만족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으며, 친환경을 중시한다는 것 등이다.
프랑스에서는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서 '3B'를 충족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3B란 '예쁘고(Beau), 착하며(Bon), 공해 없는(Bio)'으로 이를 충족해야 밀레니엄 세대 소비심리를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전자신문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