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는 우주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다. 석유 등 화석연료와 달리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인 에너지원으로 장기간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연초 발표한 '한국 수소 경제 로드맵'은 2040년에 이르면 국내 수소 산업에 따른 고용 창출 규모는 현재 자동차 산업 고용 인원의 75% 수준인 약 42만명, 이에 따른 경제효과는 약 4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산업이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원으로 떠오르면서, 수소기술의 총아인 수소전기차(FCEV)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 FCEV 수요는 2015년 6000대 규모에서 2025년 25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FCEV는 전기차와 구성은 비슷하지만 구동모터 등에 공급하는 전력에너지를 발전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추가로 장착한 차량이다. 이 시스템은 연료전지스택, 수소공급장치, 공기공급장치와 열관리장치로 구성된다.
FCEV는 공기 중의 산소와 연료인 수소를 전기화학반응을 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수소가 전자를 내준다. 전자를 내준 수소는 산소와 결합해 물이 되는데, 분자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 내어준 만큼의 전자를 다시 끌어들인다. 여기에서 전류가 발생되고, 차량의 배터리시스템에 축전하는 등 차량 구동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FCEV는 이런 '전기화학적 산화환원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순도 높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자체적으로 대기의 공기를 정화하는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FCEV의 공기정화 작용은 다음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차량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1차로 공기필터에서 초미세먼지를 97% 이상 제거한다. 초미세먼지는 다시 스택에 습도를 유지하는 막 가습기를 통과하며 정화된다. 때문에 최근 FCEV는 초미세먼지를 완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막 가습기는 가습막을 통해 건조한 공기를 가습하는 장치로 산화환원 반응 중 수소이온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최적의 습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막 가습기의 막 표면적은 25㎡, 막 길이는 4km에 달한다.

초미세먼지는 최종적으로 연료전지 스택 내부의 기체확산층을 통과한다. 연료전지는 내부로 공기를 넣어줄 때 탄소섬유 종이로 된 기체확산층을 통과시킨다. 기체확산층은 미세 기공 구조로 되어있다. 이 과정에서 초미세먼지의 99.9% 이상이 제거된다.
현대자동차 FCEV '넥쏘' 10만대가 2시간을 운행하면 성인 854만명이 한 시간 동안 흡입할 수 있는 청정공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서울시 인구 규모의 86%에 달하는 양이다. 대당 수소연료전지 2기를 장착하는 수소전기버스는 수소전기승용차보다 공기청정 효과가 높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버스 288대를 도입하기로 밝히는 등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대중교통시스템을 대폭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연초 충주 친환경 공장에 구축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비상발전시스템'은 이러한 연료전지시스템 5기를 연결한 것이다. 건물용 수소전력시스템에서도 공기청정 효과가 발생된다.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일관 생산체계를 갖추고, 넥쏘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최근 FCEV 외에도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철도차량, 선박, 드론과 건물용 비상전력시스템 등 다양한 활용 범위가 모색되고 있다. 수소사회가 실현될 경우 이를 통한 대규모 공기정화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한편 FCEV는 생산 물량이 연간 10만대 수준에 달하면 내연기관차 수준인 4000만원대까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 시점을 2025년경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