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일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조치와 관련해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모든 외교적 옵션을 고려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가능한 옵션을 모두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대통령께도 보고드리겠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우리는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와 미래협력을 별도로 생각하고 실질협력을 강화하려 하지만, 지금까지 일본은 과거 문제를 다른 부문과 결부시켜 보복조치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매우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부연했다.
여야는 일본의 보복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다. 지난해 우리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이 취해온 단계적 절차를 보면 충분히 보복조치가 예상됐음에도 대응조치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법원 판결과 일본의 대응을 봤을 때 보복조치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안일한 대응으로 무역전쟁의 단초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정부로서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업계와 함께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일본이) 발표할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해결 방안에 대해선 “실무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본의 보복조치는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높은 상식에서 벗어난 조치”라고 했다. 다만 “양국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더 악화되지 않도록 일본에 자제를 요청하고 우리 제안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와 보복조치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간의 담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G20 정상회의를 통해 추진하려 했지만 일본이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외교부 장관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 산업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했는데, 단계적으로 준비해 보복에 나선 일본에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여당도 동참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의원은 “답답한게 우리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의 외교적 발언이 계속됐는데, 우리 정부는 그동안 일본측이 외교적 보복을 포함한 강수를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강 장관은 “일본의 보복조치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사전통보를 받지 못했다. 일본 언론 보도 이후 외무성에 확인했지만 사전에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 차원에선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며 “외교채널은 외교부가, 범부처 차원에선 산업부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 상황은 우리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WTO 제소 등은 시간이 오래 걸려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외교부 차원에서 국제 외교채널을 통해 대응할 방안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강 장관은 “경제적 피해는 산업부가 업계가 대화를 하면서 수입 다변화, 국산화 등을 준비하고 있으나 시간이 걸린다”면서 “외교부는 일본 조치로 간접 피해를 볼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와 공조를 만들어 국제적으로 대응 조치를 만들어내려 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외교 전략상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