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청장 박원주)은 오는 9일부터 특허권이나 영업 비밀을 고의로 침해하면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해야 하는 '징벌적손해배상제도'를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특허청은 이 제도를 통해 특허권 침해에 대한 실시료 인정기준을 통상 실시료에서 합리적 실시료로 변경한다. 그동안 동종업계 실시료 계약 등을 참고해 인정하던 실시료 비율을 법원이 참고자료가 없더라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
현재 2~5%에 불과한 실시료 인정비율도 미국 수준인 최대 12~13%까지 높아진다. 특허권을 침해한 자에게 자신이 실제 어떻게 제조행위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제도도 개선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인정요건도 '비밀'로만 관리되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영업비밀 관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그동안 50% 이상이 소송에서 패소했다.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형사처분도 강화했다. 퇴사 후에도 영업 비밀을 보유하던 자가 삭제 또는 반환요구에 불응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징역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벌금 상한액도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높였다.
목성호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국내 특허침해소송에서 손해배상액 중간 값은 6000만원으로 미국 65억7000만원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이는 우선 이익을 얻고 나중에 보상하자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징벌적손해배상제도 시행으로 지식재산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는 환경이 마련되고 침해 악순환 고리도 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