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자산 10조원 이상 국내 대기업 총수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애로 사항을 듣고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기업 애로사항을 직접 경청하고 현실적 대처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10일 오전 청와대 경내에서 기업인 간담회가 있을 예정”이라며 “총자산 10조원 이상 기업 34개사를 대상으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의 대화는 지난 1월 15일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청와대가 초정 기업을 자산 10조원 기준으로 정한 것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기업인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출규제 품목이 미치는 파급효과와 아직까지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추가로 있을 수 있는 품목을 종합 고려하면 모든 산업 분야 망라하는 대기업이 대상이 될 것이라 보고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대상 기업 34개사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그룹을 포함한 30개 기업이 참여한다.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은 다른 전문경영인이 대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경제단체장 4명도 참석한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진행 형식은 사전 공개하지 않았다. 모든 참석자에게 의사 발언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겠다는 게 청와대 측 입장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선 민관 비상대응체제 구축도 검토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청와대는 간담회를 통해 기업의 대응·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우선 지원해야할 분야에 대한 가닥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기업의 부품·소재 분야 대일 의존도를 낮출 방안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는 일본 정부의 부당성에 대해 외교적 차원에서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날 WTO 상품무역이사회가 기타안건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를 긴급상정 의제로 채택했다. 이에 산업통산자원부 등 우리 정부는 이 자리를 빌어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WTO 제소를 앞두고 일본측의 부당성 관련 여론을 환기하는데 기대효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