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중국에서 추가 금맥을 찾았다. 지난달 매각 작업을 사실상 백지화한 후 '카트라이더' 모바일 버전이 중국에서 매출 순위를 역주행, 최상위 그룹까지 치고 올랐다. 연간 수천억원의 로열티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 기업 가치도 덩달아 재평가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개발하고 스지톈청이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가 중국 앱스토어 매출 최상위 그룹에 올랐다.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는 이달 2일 업데이트를 진행한 후 5~8일 중국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18일 현재 매출 상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십개의 안드로이드 3자 마켓이 활성화된 중국은 앱스토어 기준으로 인기도를 따진다. 매출 3위 안에 든 게임은 일명 '초대박'으로 평가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그래픽과 콘텐츠를 대폭 개선하면서 원작 '카트라이더'에 더욱 가까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 것이 현지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긍정적 반응을 오랫동안 이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이번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 재흥행으로 중국 로열티 수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사정에 밝은 상장 게임사의 한 대표는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의 현재 기세가 조금 더 이어지면 넥슨은 연간 2000억원과 3000억원 사이 중국 로열티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넥슨은 이미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로 중국에서 연간 약 1조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넥슨의 중국 매출 의존도는 올 상반기에 있은 넥슨 매각 과정에서 크게 빚은 논쟁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로 중국에서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매출이 나오는 곳이 한정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변화무쌍한 중국 시장 변수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가 매출 최상단에 합류하면서 이 같은 구조는 다소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횡스크롤RPG(던전앤파이터), 레이싱(카트라이더) 같은 중국 내 비주류 장르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던전앤파이터'와 '카트라이더'는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중국에서 이용자를 확보한 게임”이라면서 “넥슨은 이번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 흥행을 계기로 언제든지 중국 내 시장에서 매출 최상위 게임을 낼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평했다.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가 흥행하면서 우리나라 정부가 중국 게임 시장 개방 요구에 좀 더 적극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은 2017년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유통허가) 발급을 중단했다.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는 2013년 중국에서 출시해 규제를 비껴 갔지만 대다수 게임의 중국 진출은 원천 봉쇄된 상태다.
우리나라 게임사가 중국에서 흥행할 수 있는 경쟁력이 충분함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상장 게임사의 한 대표는 “최근 일본의 소재·부품 분야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를 보면서 게임업계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차별 받지 않도록 정부가 더욱더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