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日 수출규제 논의 WTO 이사회 개회…韓日 팽팽한 긴장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수출 제한 조치 문제점을 논의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23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가 의제로 제안한 일본 수출 규제 문제는 이날 상소기구 구성 등 다른 안건 논의가 길어지면서 24일 다뤄진다.

일본이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등 3개 원자재 품목 우리나라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날 회의장 주변은 팽팽한 긴장이 감돈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 대표인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회의 시작 5분전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이미연 차석대사 등 정부 대표단과 함께 WTO 회의장에 도착했다.

김 실장은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발언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 없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했다.

일본에서는 오전에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가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애초 일본 측 정부 대표로 파견된 야마가미 신고 외무성 경제국장은 오후 5시께 회의장에 모습을 보였다.

야마가미 국장은 “일본은 WTO 규범과 관계에서 문제가 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안건은 한국이 제안했기 때문에 한국 주장을 들어보고 일본 정부 입장을 회원국들에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의제로 제안한 일본 수출 규제 문제는 24일 다뤄진다. 이날 상소기구 구성 등 다른 안건 논의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기타 안건을 제외한 전체 14개 안건 중 일본 수출 규제 안건은 11번째로 올라 있다.

WTO 일반 이사회는 164개 전체 회원국 대표가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자리다. 최고 결정 권한을 가진 WTO 각료회의는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각료회의 기간이 아닐 때는 일반이사회가 최고 결정기관으로 기능한다.

일반 이사회에는 각 회원국 제네바 대표부 대사가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게 관례이지만, 정부는 사안 중대성을 고려해 WTO 업무를 담당하는 김 실장을 정부 대표로 파견했다.

이달 9일 열린 WTO 상품 무역 이사회에서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백지아 대사와 준이치 대사가 설전을 벌였다.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구속력 있는 결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WTO에서 자유무역을 주장해온 일본 이중성을 회원국에 설명하고 국제 사회 여론을 조성해 일본을 압박할 계획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