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바이오벤처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 투자가 활발, 기존 파이프라인에 더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 후기 임상 좌절 등 여러 변수에도 세계 제약사는 높은 잠재력을 지닌 바이오 벤처 기업에 투자를 지속한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 대형 생명공학 투자사 메디치가 최근 노바티스와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4억유로(약 5261억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금은 지난 3년간 모은 액수보다 1억달러가량 높은 금액으로, 해당 기업 투자금 확보 기간 중 최단기간에 속한다.
이번 투자는 최근 미국보다 유럽 시장을 눈여겨보는 글로벌 빅파마 시각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메디치사에 따르면 유럽에 기반을 둔 바이오테크 임상연구 결과가 다른 나라 기업 성과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신약개발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 의학 전문가를 투자 확대 요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수천억원대 투자는 불과 몇 년 전과 대비되는 양상을 보인다. 과거에 바이오벤처 투자자는 임상 3상이나 사용화 막바지 단계에서 좌절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보다 안전한 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현재 메디치사는 유럽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숙기를 거쳐 한 단계 도약한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에는 초기단계 성장 가능성만으로 다수 투자자를 확보한다. 스타트업이라도 유망 기술을 이전하거나 타 기업과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덕분에 더 많은 투자자에게 지속 동기를 부여한다. 개발이 성공할 경우 투자 금액 대비 수십배 이상 수익으로 돌아와 공격적 투자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치뿐 아니라 지난주 다국적 제약사 길래드 사이언스가 벨기에 바이오테크에 50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기존 대형 제약사 직접 투자도 눈에 띈다. 기존 보유한 파이프라인에 접목할 수 있는 신기술과 더불어 신생 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협업하는 등 서로 윈윈하는 전략을 모색한다.
메디치사는 유럽 바이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중소, 중견기업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잠재 기업이 또 다른 대형 바이오 시장인 미국으로 유인되지 않고 유럽에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드 루버티스 메디치 공동 대표는 “최근의 유럽에 있는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 현황은 과거 초기 단계 기업에 10% 내외로 투자하던 모습과 달리 고객 절반 이상이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유럽 유망 기업이 미국이나 다른 국가로 이동하지 않도록 스타트업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