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좋아요' 숫자 표시를 감추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외신에서는 인스타그램이 알고리즘 전환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사진을 올린 사람만 '좋아요' 숫자를 볼 수 있도록 표시를 감추는 게 골자다. 당시 인스타그램 측은 “좋아요 감추기 기능을 실험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회사가 항상 고민하던 방안인 건 맞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이 실제 '좋아요' 버튼을 없애는 실험을 한 건 아니다. 하지만 계정 주인만 자신의 게시물에 얼마나 많은 '좋아요'가 달렸는지 알 수 있도록 사용자환경(UI) 전환을 테스트한 건 사실이다. 이 테스트는 캐나다부터 시작했다.
계정을 올린 사람만 '좋아요' 숫자를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캐나다에서 실험한 결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대상 국가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아 원하던 반응을 얻었으리라는 추측이 나온다. 즉 좋아요 숫자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것으로도 사용자 만족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7월 1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이 좋아요 숫자를 감추는 실험 대상 국가를 6개국 더 늘린다고 보도했다. 대상국가는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다. 전면적인 실험이 아니라 일부를 대상으로 시기를 두고 테스트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계정 주인이 아니면 좋아요를 누른 사람 이름만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왜 좋아요 숫자 표시를 감추는 걸까. 인스타그램 측은 “좋아요 숫자보다는 공유하는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좋아요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콘텐츠를 좀 더 즐기라는 의미다.
하지만 '좋아요'는 페이스북과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을 성장 가도에 올려놓은 기능이기도 하다. 어떤 대상이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호도 조사 등 마케팅 수단으로써 활용할 수 있다. 마케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좋아요'와 '팔로워' 숫자를 늘려주는 서비스가 등장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좋아요'를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부작용에 대한 지적을 의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영국 정보보호위원회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미성년자에게 '좋아요' 기능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적 있다. '좋아요' 기능 때문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사로잡혀 결과적으로 '행복한 생활'을 방해받는다는 주장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인스타그램이 '좋아요' 기능을 손보는 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인스타그램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