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아이템 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모델(BM)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 매출 증가를 지속하기 위해선 BM고도화가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에서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게임 도탑전기 대성공 이후 잠잠했던 BM연구와 도입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연구가 많이 진행되는 시스템은 정가(천장)와 확정 뽑기다. 중국게임 '랑그릿사 모바일'은 이벤트 기간 중 최고 등급 캐릭터를 뽑으면 보유하지 않은 최고 캐릭터 중 하나를 확정적으로 주는 확정뽑기 시스템을 적용했다. 100회 안에 최고 등급 캐릭터가 나오지 않으면 무조건 최고 등급 캐릭터를 제공하는 정가 시스템도 제공한다. 랑그릿사 모바일은 이용자 호평을 받으며 구글 매출 3위에 올랐다. 중국 '소녀전선' '벽람항로'등에서 도입된 제조 시스템도 국내에서 제한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정가 시스템을 적용했다. 300회 돌리면 픽업 캐릭터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캐릭터를 보장한다. 싸이게임즈 등 일본, 중국 회사가 채택하는 정책을 한국에 도입했다. 덕분에 카카오게임즈는 '믿거카(믿고 거르는 카카오게임즈)'에서 '갓카오(갓+카카오게임즈)'가 됐다.
이밖에 뽑기를 없애고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20위에 오른 하운드13 '헌드레드 소울', 선별소환이라는 독특한 뽑기 시스템을 선보인 넥슨 '오버히트' 등이 BM에 관한 고민을 보여줬다.
게임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용자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행성 부담을 떨치려는 의도다. 게임사는 이용자 이탈을 막아 매출 성장세를 유지시키고 확률형아이템을 향한 사행성 프레임을 깨기를 기대한다.
업계는 BM연구를 통해 지금과 같은 피로도를 내리고 지속 성장하기를 원한다. 점점 나빠지는 사회적 인식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확률형아이템은 사행성 때문에 지탄을 받고 있다. 뽑기가 사행성 성립 요소 중 하나인 '우연적 방법'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또 기간한정 뽑기 등 쥐어짜는 BM과 터무니없는 획득 확률을 제공하는 게임이 등장하자 사행산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한민호 사행산업감독위원회 사무처장은 확률형아이템을 도박과 유사하다고 보고 사감위와 게임물관리위원회 역할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비친 바 있다. 입법 시도도 있다. 노웅래·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확률 공개를 이행하지 않았을 시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거나 미성년자에게 확률형아이템을 팔 수 없도록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으로 규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외에서는 벨기에가 확률형아이템을 우연성에 기반해 도박으로 간주하고 게임 서비스를 중지시키기도 했다.
한 BM 디자이너는 “확률은 게임 재미를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완전한 배제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이용자 거부감을 낮추고 사용한 만큼 만족도를 제공하면서도 사행성이랑 거리를 둘 수 있는 다양한 BM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