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한 기업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이번주 국내 5대 그룹 경영진들을 만난다. 지난주 일본이 수출심사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배제하면서 실질적인 피해 상황과 향후 대응책 점검을 위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김 실장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5대 그룹과 회동할 예정이지만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현재로는 8일을 전후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부회장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취임 이후 상견례 성격으로 기업과의 소통 채널을 마련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일정이라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이미 이번 일본 사태와 관련해 주요 기업과 상시적인 소통 채널을 열었고, 지난 한달간 수시로 협의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별적으로 만난 적도 있고, 다같이 만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회동에서 일본의 추자 보복조치가 기업이 미칠 중장기적 영향을 점검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한 정부의 다양한 대책에 대한 실효성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합동 브리핑에서 “정부는 그간 품목별·업종별 영향 분석을 토대로 백색국가 배제 상황에 대비해 종합적인 대응책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 정부는 일본 제품 수입업체 및 수요업체 현황을 기업별로 나눠 파악하고, 각 기업에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일본의 규제조치로 받을 영향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지원책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업별 현황과 대책은 발표할 수가 없다. 이걸 이야기한 순간 바로 일본 보복 카드가 나올 수 있다”며 “기업 하나하나 현황을 체크해 계속 면밀히 대응책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일본의 조치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번 조치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과장되는 것을 특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약 1천200개(품목)의 수도꼭지가 한꺼번에 잠길 수 있다고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다. 너무 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언론에 당부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