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 64억달러 흑자...상반기 흑자 규모 7년 만에 '최소'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반기 기준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에 그쳤다. 16개 반기 연속 흑자 행진은 이어갔지만 그 규모가 작년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9년 6월 및 상반기 국제수지'에 따르면 올해 6월 경상수지는 63억8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작년 동월 대비 14.5%(10억8000만달러) 줄었다.

상품수지 흑자가 작년 대비 30억달러 넘게 빠진 탓이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차익은 6월 62억7000만달러로 작년(95억4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반도체 및 석유류 단가 하락, 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15.9% 감소했다. 수입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수입이 계속해서 줄며 11.8% 축소됐다. 수출이 수입보다 많이 줄었다.

6월 서비스수지는 20억9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입국자 수가 계속 확대되며 작년보다 규모가 줄었다.

본원소득수지는 27억7000만달러로 흑자폭이 확대됐으며, 이전소득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17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1년 하반기 이후 흑자 기조를 지속했다. 다만 지난 4월에는 배당 지급이 몰리며 7년 만에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흑자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작년 대비 24.7%(71억3000만달러) 감소하며 반기 기준 7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유럽 재정 위기'를 겪은 2012년 상반기 이후 실적이 가장 부진했다.

특히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수출 감소세가 도드라졌다.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은 2777억2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9.8% 줄었다. 2년 반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123억5000만달러 적자로, 2016년 하반기(-95억5000만달러) 이후 그 폭이 가장 줄었다. 출국자 수보다 입국자 수 확대 폭이 컸기 때문이다. 작년보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29.1%, 일본인 입국자 수는 26.6% 늘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품수지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있고 반도체,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 경기 둔화로 상품 수출이 감소해 흑자폭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여행, 운송 등 서비스수지는 작년부터 개선세가 이어지며 경제에 상당히 긍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