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침공하는 로봇알바 군단들…“공존합시다 휴먼”

로봇군단이 대중 삶 속 깊이 파고든다. 특히 외식사업에서 로봇 적용이 활발하다. 기술 적용 지향점도 다양해졌다. 타인과 비대면을 강조한 '언택트' 혹은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있는가 하면 '인간과 공존' 및 감성로봇에 방점을 둔 서비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7일 카페봇은 서울 성수동에서 매장 오픈 행사를 열고 카페에 적용된 다양한 로봇 기술을 시연했다. 카페봇은 로봇 자동화 기업 티로보틱스와 공간경험디자인 전문기업 디스트릭스홀딩스가 손잡고 이달 문을 연 카페다. '로봇크루' 3대가 사람과 함께 음료와 먹거리를 준비한다. 드립커피를 추출하는 '드립봇' 케이크 위에 그림을 그려주는 '디저트봇' 칵테일과 음료를 제작하는 '드링크봇'이 있다.

드립봇은 커피 물 온도와 드립 알고리즘이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커피 맛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한다. 타업체 로봇 바리스타 대비 기술도 향상됐다. 수관을 로봇팔과 일체화했고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해 6잔 커피를 동시에 추출한다. 커피 1잔 추출에 3분, 3잔 추출에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상단에 배치된 디스플레이와 연동해 추출 중인 원두 이름과 추출 과정을 고객에게 영상으로 알려준다. 브루잉 커피 정보를 알려주면서 커피 풍미를 시각화한다는 의도다. 원두는 블루보틀·스텀프타운과 미국 3대 스폐셜티 커피로 손꼽히는 인텔리젠시아 상품을 쓴다. 추출 알고리즘도 해당 원두에 맞게 정교하게 조정했다. 드링크봇은 음료 원액, 탄산수, 얼음 디스펜서 등과 연결돼 있다. 정량에 맞춰 칵테일·맥주·에이드 등 다양한 음료를 구현하고 컵 세척도 스스로 한다. 재료 배합 후 칵테일 쉐이커를 로봇 팔이 직접 흔드는 퍼포먼스도 보여준다. 레시피만 입력하면 매번 새로운 음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바뀌는 매장 시즌 콘셉트에 맞게 매번 다양한 음료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는 '핑크 라군' 테마에 맞게 멕시코 음료 레시피가 입력돼 있다.

디저트봇은 고객이 고른 도안이나 글자를 작은 케이크 위에 그려준다. 포장용 2호 사이즈 케이크를 주문하면 고객이 직접 그린 그림과 메시지를 올릴 수도 있다.

로봇크루는 모두 유니버셜로봇 코봇(협동로봇) 제품이 적용됐다. 코봇은 주로 생산 공장에서 활용되는 로봇이다. 펜스 없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한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사람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작동을 멈추도록 설계됐다.

염윤정 디스트릭트홀딩스 팀장은 “로봇과 사람이 얼마나 공존할 수 있을까를 깊게 고민했다”며 “단순 반복 업무를 로봇이 대신 해줌으로써 사람은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 요즘 뜨는 홈카페족을 위해 원두 상담을 한다든지, 새로운 레시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로어 전시용 로봇 1대를 제외하면 다른 로봇들은 주방 공간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로봇이 3대나 있다는 점을 알기 어렵도록 의도했다. 카페 운영 비용 절감 효과도 고려했다. 로봇 설치에 드는 초기 투자 비용은 있지만 연 단위 장기 사용 시 월 200만~300만원 수준의 바리스타 고용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염윤정 팀장은 “카페봇의 경우 문화공간이자 쇼룸으로서 성격도 강해 다양한 시도와 시설투자가 이뤄졌다. 향후 사업 확장이 이뤄지면 자율주행 로봇이나 무인 키오스크가 들어간 공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