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실물 신용카드인 '애플카드(Apple Card)'를 미국에서 출시한다. 애플 카드는 지난 3월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처음 공개됐다.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제휴해 서비스되는 애플 카드는 아이폰용으로 디자인된 실물 신용카드다. 신용카드에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입혔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카드가 8월에 출시된다”며 “수천명의 애플 직원들이 매일 베타테스터로서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출시일을 말하지 않았다.
애플은 기업의 특징인 단순함, 보안성을 애플카드에도 내세웠다.
애플카드는 티타늄 소재이며 실물 카드 형태로 제작된다. 애플 월렛(Wallet)앱에 신청해 디지털 카드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결제는 삼성페이처럼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대면 된다. 일반적인 카드와 달리 16자리 카드 번호가 없고, CVC 코드, 카드 유효기간 등이 없다. 대신 카드번호가 필요한 경우 거래마다 생성되는 임의의 번호를 활용한다.
연회비, 연체료 등도 없으며 다른 신용카드처럼 포인트가 쌓이지 않고 결제액의 1~3%를 그날그날 캐시백 방식으로 돌려주는 방식을 쓴다.기존 신용카드 대비 큰 혜택은 아니지만 아이폰을 많이 사용하고, 애플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비교적 유용할 것이라고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설명했다.
애플은 애플카드 출시를 위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손잡았다. 골드만삭스의 솔루션으로 이용자가 어디서 쇼핑을 하고 얼마나 소비를 했는지 아이폰에 기록된다.
애플은 자체 신용카드를 시작으로 전자지갑 앱을 통한 향후 금융 서비스 확대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이처럼 금융업에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더해져 중국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지난 1분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재작년 까지만 해도 70%에 달했지만 이번 2분기 50%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애플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서비스 사업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이 먹혀들면서 2분기 실적에서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앱스토어와 애플뮤직, 클라우드등 서비스 산업 매출은 115억 달러를 기록하며 아이폰 매출 부진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한편 애플은 일본에 '애플카드' 상표를 등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애플은 일본국특허청에 애플카드와 애플캐시 상표를 등록했다고 전해졌다. 출원 등록일은 2019년 7월 16일이다. 애플은 간편결제 애플페이에 이어 애플카드까지 일본 시장에 선보이는 셈이다.
이와 함께 국내 특허청은 애플이 출원한 신용카드 서비스 '애플 카드' 상표를 심사 중이다.
애플이 출원한 애플 카드 상표는 사과 로고가 삽입된 것이 특징이다. 유럽, 홍콩 등에서 출원된 상표와 디자인이 동일하다.
애플이 국내에 애플 카드 상표를 출원했지만 실제로 출시될지는 불확실하다. 상표 보호를 위한 목적일 수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아직 애플 페이 조차 출시되지 않았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