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40분 만에 진단 '뚝딱'..비용은 5분의 1로 줄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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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텍이 말라리아, 결핵,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감염병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키트를 개발, 상업화에 속도를 낸다. 기존 진단기기와 비교해 최대 5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국내 저변은 물론 개발도상국 보건수준을 높이는데도 기여한다.

바이오젠텍(대표 임채승)은 면역세포진단기기, 분자진단기기를 이르면 연내 의료기기 허가를 신청, 내년 상반기에 판매에 돌입한다.

이르면 연내 상업화가 가능한 제품은 면역세포진단기기다. 이 제품은 일회용 플라스틱 마이크로칩을 이용해 이미지 분석으로 질병 유무를 판단한다. 시료 형광염색으로 촬영된 이미지를 분석하는데, 다중 필드 스캔 기술을 적용해 정확도를 높였다. 현재까지 진단 가능한 질병은 후천성면역결핍증, 말라리아, 백혈병 등이다.

가격은 낮추고 정확도를 높이는 것으로 경쟁력을 높인다. 기존 면역세포진단기기는 1억~1억5000만원가량 고가 장비에 속한다. 바이오젠텍은 이 가격을 최대 5분의 1 수준까지 낮춰 3000만원대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채승 바이오젠텍 대표는 “기존 진단기기는 레이저를 관에다 통과시켜 진단했는데 1억5000만원이 넘을 정도로 고가 장비”라면서 “이번에 개발하는 제품은 3000만원 이내로 저렴한데 현재 대형 제약사와 공동으로 제품 디자인을 하고 있어 3~4개월 안에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고속 결핵 분자진단 기기
초고속 결핵 분자진단 기기

초고속 분자진단 기기도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대부분 결핵, 인플루엔자, 말라리아 진단에 쓴다. 최근 결핵환자 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95% 이상 정확도를 나타냈다. 기존 분자진단이 온도를 급격하게 내렸다가 올려서 질병을 진단하지만, 바이오젠텍은 이런 과정을 생략한 등온증폭기술을 적용해 최대 40분 내에 저렴한 가격으로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

2015년 설립된 바이오젠텍은 임채승 고려대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창업했다. 진단검사학 분야에서 바이오칩 개발에 집중한다. 면역세포진단기기, 말라리아진단기, 초고속 결핵분자진단기기 등이 핵심 솔루션이다.

첫 상업화 결실을 눈앞에 두면서 사업 기회 모색도 활발하다. 국내에는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감염병 예방 사업에 초점을 맞춘다. 외국 여행객 등 국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기진단이 필수다. 간단하지만 빠르고, 저렴한 진단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초기 시장 진입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 중앙아시아와 개발도상국 등 감염병에 취약한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도 타진한다.

임 대표는 “외국에서 유입되는 감염병 차단 과제를 노리는 한편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진단키트 수요도 살펴보고 있다”면서 “아프리카 등 감염병이 취약한 국가에 국제원조기구 등이 지원하는 키트도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