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프로듀스 101은 '국민이 직접 뽑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 아래 K팝 아이돌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오는 10월 재결합하는 아이오아이(I.O.I)와 현재까지 이슈인 워너원(WannaOne), 상위권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즈원(IZ*ONE), 다수 기대 속에 데뷔하는 '엑스원(X1)'에 이르기까지 소위 '국민아이돌'을 배출한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K팝 한류 활성화에 기여한 면모와 함께 수사당국 조사에 따른 일련의 논란으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열광과 논란의 중심에 새롭게 선 Mnet 프로듀스101', 과연 남긴 것은 무엇일까? '엔터테인&'에서는 프로듀스101이 대중문화 전반에 남긴 긍정·부정적 영향을 확인해본다.
◇'군소기획사 부각·능동적 K팝대중 부각' Mnet 프로듀스101 긍정포인트
'프로듀스101'은 소위 '국민아이돌' 육성 테마 아래 대중참여를 토대로 아이돌 그룹멤버를 선발하는 공개 서바이벌이다. 이는 가요계를 비롯한 대중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긍정적인 부분은 엔터업계와 대중 차원에서 각각 드러난다.
먼저 엔터업계 차원에서는 소규모 기획사에 활로 모색의 계기를 조성했다. SM·JYP·YG 등 소위 '엔터 빅3' 중심의 걸그룹·보이그룹이 가요계 중심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소셜채널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전략과 맞물려 소형기획사를 부상시킨 것이 '프로듀스 101' 시리즈다.
특히 자금과 마케팅력 한계로 대중 노출도가 낮은 소규모 기획사 연습생 또는 비 인기 아이돌멤버가 프로그램 진행 과정과 멤버선발 이후 국내외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등 대중의 지지를 이끌게 된 데서 긍정적 영향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K팝 선호도 잣대로도 활용될 가치를 남겼다. 아이오아이·워너원·아이즈원 등은 물론 엑스원까지 순위권에 진입하지 못한 연습생을 재편한 아이돌 또는 솔로 아티스트가 대거 등장하면서 K팝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시즌1 출신 청하, 시즌2 출신 AB6IX 등은 대중에게 높이 평가받고 있다.
대중 차원에서는 문화계의 적극적인 주체임을 일깨웠다. 초기 단계부터 꾸준히 주어진 선택권은 철저히 주어진 콘텐츠만을 소비하던 대중에게 자신의 문화적 견해와 관심을 표현함과 더불어 문화 주체로서의 적극적인 의식과 역량을 일깨우는 데 한몫했다.
이는 곧 동종 프로그램의 벤치마킹은 물론, 대중문화 전반에 관심 확대로 이어지며 트렌드 다양화를 촉진했다. 1020세대 중심의 K팝 향유계층이 점차 3040세대를 넘어 5060세대까지 폭넓게 자리잡게 한 것이 '프로듀스 101'의 역량이기도 하다.
이는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시점까지도 강다니엘·박지훈·옹성우·하성운·이대휘 등의 관련 포털기사 구독 및 댓글 인원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령대로 폭넓게 분포돼있으며, 실제 팬클럽 활동이나 팬미팅, 기부행사, 콘서트 등 일련의 행사에서도 연령대를 불문한 참여자들로 붐을 이룬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대중을 일깨움은 물론 K팝 한류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요컨대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엑소(EXO)·트와이스(TWICE)·레드벨벳·블랙핑크 등 글로벌 그룹 활약 못지않게 K팝 한류의 다양한 주체를 능동적으로 만든 다각적인 플랫폼으로서 긍정성을 갖고 있다 볼 수 있다.
◇'상생 딜레마·여론호도 우려' Mnet 프로듀스101 부정포인트
앞서 보듯 '프로듀스101'은 K팝한류 주체에게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역기능도 다수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역기능은 크게 프로젝트 그룹 멤버의 문제, 여론 호도 가능성 등 두 가지가 존재한다.
먼저 프로젝트 그룹 멤버 문제는 아이오아이와 워너원 등 앞선 두 그룹의 행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이오아이는 대부분 원 그룹이 존재하는 멤버들로 꾸려진 그룹으로서,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해체 이후 해당 멤버가 복귀한 그룹 인기는 다소 저조했으며 심지어 해체까지도 불거지게 됐다.
워너원은 이보다 조금 낫다. 애초 아이오아이 사례를 본 탓인지 워너원 출신 멤버는 대부분 솔로행보를 택했다. 물론 JR을 토대로 한 그룹의 역주행과 함께 워너원 멤버였던 황민현이 더해진 뉴이스트, 워너원-MXM조합으로 불리는 AB6IX 등은 이례적이지만, 리미트리스·CIX 등의 그룹은 당초 기대보다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곧 업계의 딜레마라 할 수 있다. 사실상 CJ ENM의 마케팅전략 속에 멤버 역량이나 인기는 올라가지만, 해당멤버를 기다리는 원 그룹이나 소규모 기획사 연습생은 시너지를 노리기 힘들고 해당 멤버만을 솔로나 듀엣형태로 내놓기에도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내에서는 “팬덤 자체가 개인팬덤으로 이뤄져, 해당 개인팬덤이 신규 그룹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서 인기도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런 업계 딜레마는 프로젝트 그룹멤버 출신보다는 아깝게 탈락한 멤버를 주축으로 한 번에 만들어내는 그룹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 '프로듀스X101' 제작발표회에서 김용범 Mnet 전략콘텐츠사업부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상생을 늘 고민한다. 프로듀스 시리즈 통해 솔로·그룹으로 활동하는 데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상생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프로젝트 그룹 X1(엑스원) 활동기간을 2년 팀 활동·2년 개별병행 등의 형태로 바꿔놓은 모습이지만, 단순히 연한을 바꾼다고 해서 쉽게 나아질 수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여론 호도 가능성은 최근 소위 '피디 픽'이라 불릴 만큼 편파적으로 보이는 편집이나 시스템에 따라 결과물 논란의 우려가 제법 크다는 데 있다. 이는 Mnet 대표작 '슈퍼스타K' 시리즈 간 '악마의 편집'과 마찬가지로 실제 아티스트가 가진 역량이나 기질과는 상관없이 방송의 재미나 의도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안준영 Mnet PD가 “방송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01명 모두를 못 다루는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매년 말씀드리지만 온라인을 통해서 이들의 매력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지만, 실제 기사화되거나 관심받는 분야는 방송분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아 그리 적절치 않을 수 있다.
최근 불거진 '프로듀스X101' 투표조작 논란은 여론호도 가능성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다. 현재 '프로듀스X101' 투표조작 의혹은 X1 최종 선발 과정에서 유료문자 투표수와 연습생별 득표수가 일정 숫자(7494.442)의 배수라는 분석에 따라 시청자와 팬덤을 중심으로 한 진상규명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원본데이터를 요구하며 Mnet 측이 공식 입장과 함께 경찰수사를 의뢰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수사 당국은 두 차례에 걸친 Mnet 압수수색에 이어 사법처리 적용 등을 검토 중인 바로 전해지면서 여론호도의 의혹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당초 김용범 부장이 자기 인증이나 캡처 등의 시스템, 엠넷닷컴과 지마켓 등으로 1인 1투표, 다수 인증을 통한 불법차단 등을 대외적으로 내세웠지만, 외부조건이 아닌 내부 제작진의 의도가 프로그램이나 그룹을 넘어 대중문화 전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은 이번 논란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재능 있는 예비 아티스트 부각은 물론 K팝을 향한 다수 대중 관심을 끌어왔지만, 군소기획사와 상생 딜레마와 함께 여론호도 가능성 등 개선점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K팝 지지 기반을 마련한 '프로듀스101' 시리즈. 선순환 부분만을 남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체 노력과 함께 대중의 꾸준한 관심과 지적, 격려가 필요하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