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에듀테크 산업 활성화와 인재 양성 종합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 전문 대학원 설립, 연구개발(R&D) 지원 등 산발적인 지원 정책은 나오고 있으나 종합적인 계획은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종합 전략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개방형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21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주최하고 전자신문이 후원한 미래교육포럼에서 AI와 에듀테크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이 이어졌다.
정영식 전주교육대 교수는 “영국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AI가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하며 인간과 상호작용하는지, 긍정·부정 영향은 무엇인지 크게 5가지 파트로 나눠 교육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주요 국가는 AI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를 수업에 활용하고, 마지막에는 개발까지 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갖췄으나 우리는 한 학기 17시간 소프트웨어(SW) 수업이 전부”라고 말했다.
중국은 국책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이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을 위한 AI 교과서 33권을 발간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해 말 AI인재를 위한 융합형 교육(STEAM) 과정 전략을 발표했다. 일본도 국가 차원에서 AI 인재 양성 전략을 수립했다.
정 교수는 “체계적인 수업을 위해서는 스타트업 등 에듀테크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사기업과 협력하면 사교육비를 부추기는 것이고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실장은 “주요 국가의 AI 연구역량을 분석한 결과 영국과 미국, 독일, 중국, 인도, 일본은 양적 질적으로 모두 우위에 있고 싱가포르는 양적으로는 부족하지만 질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나타났다”면서 “우리나라는 이도저도 아닌 중간 정도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픈 이노베이션과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훈 러닝스파크랩 대표는 “과거에는 국가가 모든 것을 다 개발해 보급형을 확산시켰으나 이제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기업이 들어와서 할 수 있는 오픈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듀테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와 크라우드 소싱, 일반 개인정보보호법이 필요하다”며 “일반 개인정보보호법은 거대 기업에 데이터가 독점되는 일을 막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승래 의원은 “에듀테크는 단순하게 교육과 기술이 만나 편리성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당면한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면서 “에듀테크가 대한민국 교육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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