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기 고철로 가득한 미래도시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충격적인 모습의 사이보그 소녀가 발견된다. 의사이자 공학자인 이도 박사는 윗부분만 남은 상태로 죽어가던 알리타를 발견해 수술실로 데려온다.
로봇 심장과 팔, 다리 등 사이보그 인체를 이식받은 알리타는 새로운 삶을 얻게 된다.
수술을 마친 알리타는 손가락을 움직여 자신의 볼을 만져본다.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인체는 원래 인체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알리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
알리타는 선수들이 서로 격투하며 트랙을 질주해 1위를 겨루는 26세기판 검투사 대회 '모터볼' 대회에 출전하고, 뛰어난 능력을 선보이며 모험을 펼쳐 나간다.
영화 알리타는 재활 공학의 완성형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에선 알리타와 같이 완전히 새로운 인체를 만들어낼 만큼은 아니지만, 장애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편의성을 개선한 생체공학 보조장치 기술이 고도화·대중화되고 있다.
전자의수가 대표적이다. 전자의수는 근육의 전기적 신호를 감지하는 근전도 센서로 손가락 모터를 제어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인체 절단 부위에서 약간의 감각이 남아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 전자의수 가격은 5000만원을 넘었지만, 최근에는 3D 프린터 등 기술 발달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국내 기업인 만드로는 100만원대 전자의수를 제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체 신경과 직접 연결해 손가락 움직임을 고도화하고 촉각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전자의족은 걸을 때 바닥을 차는 움직임을 재현해 기존 의족보다 자연스럽고, 장애인의 피로와 통증을 줄여 준다. 국내 기술로도 개발돼 보급을 앞두고 있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가 주최하는 사이배슬론은 현실에서 생체공학 보조장치 기술 진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장애인들이 첨단 기술로 제작된 의수, 의족, 뇌파감지 장치 등을 착용하고 스포츠 경기를 진행하는 국제대회다. 우리나라도 뛰어난 선수 역량과 기술을 바탕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의학과 공학기술의 융합은 사고와 전쟁 등으로 인한 신체 절단 장애인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정부는 물론 사회 차원에서 장애인을 위해 꾸준한 기술개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