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빅데이터 불공정 행위 규제 마련 착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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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 페이스북 등이 선점한 국내 빅데이터 시장에서 발생하는 시장지배력 남용 등 불공정 행위를 적발·제재할 규정을 마련한다. 공정위는 올해 초 빅데이터 독과점이 발생하는 기업 결합을 규제하는 등 데이터 시장 전반으로 공정거래법 적용 범위를 넓혀 간다. 지난해 검토한 '알고리즘 담합 제재 규정'도 재추진한다.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한 경쟁법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한 공정거래법 개정 일환으로 빅데이터 시장에서의 불공정 행위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기존의 상품·서비스 거래를 바탕으로 제정돼 빅데이터 시장에서의 불공정 행위 적발·제재에 한계가 있다. 빅데이터 시장을 어떤 기준에 따라 획정할지, 점유율은 어떻게 계산할지,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어떻게 정의할지 등이 모호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데이터도 상품이지만 시장·점유율 등을 정하는 기준은 갖추지 못했다”면서 “보완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연구 단계”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알고리즘 담합을 규제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도 재추진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혁신성장 확산·가속화 전략'에 '내년부터 알고리즘 담합 등 신종 경쟁 저해 행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알고리즘 담합은 기업의 직접 의사교환·합의 없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상품 가격·공급량 등을 동일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 작업의 일환으로 알고리즘 담합 규제를 추진했지만 최종 개정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논의 초기 단계이고 불분명한 개념으로 도입 시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AI 산업 전반을 고려한 공정거래법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업이 4차 산업혁명을 고려한 경쟁법 현대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만큼 공유경제, 사물인터넷(IoT) 등을 포괄한 폭넓은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지난해 공정위가 발의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계류된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정위 의뢰로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작성한 연구보고서에서 독일의 페이스북 조사 건이 예시로 등장했다. 독일 연방카르텔청은 페이스북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모호한 이용약관을 소비자에게 강제했다고 판단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