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가 기업간(B2B) 전용 거래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고객을 기관투자자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업비트 엔터프라이즈'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 개인(B2C)에 초점을 맞춘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기업고객을 위한 '업비트 엔터프라이즈'를 더해 투트랙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기관투자 수요가 늘어나는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상표 출원도 마쳤다. 상표 지정상품으로는 가상통화 중개업 외에 법인 자산 관리용 소프트웨어, 개인자산 신탁업 등을 등록했다.
두나무는 그동안 다양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업비트 신규 가입이 막히자 해외로 진출해 활로를 찾았다. 이번 B2B로 영역 확대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나무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거래소를 오픈했으며, 12월 말 인도네시아에도 거래소를 설립했다. 현재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거래소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업비트 엔터프라이즈를 기획하고 있다”며 “오픈 시점은 아직 미정이나 업비트 모델을 활용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 열기가 이전보다 꺾였지만 오히려 전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내 411개 투자기관 대상 암호화폐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47%가 '5년 내 투자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를 포함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 아래 세계 최대 거래소그룹 ICE가 주도하는 비트코인 매매 및 수탁플랫폼 '백트'가 기관 유입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업비트뿐 아니라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도 전문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진화 중이다.
비티씨코리아는 이미 지난해 빗썸과 별도로 '빗썸 프로'를 론칭한 바 있다. 주식매매 시스템을 적용했다. PC에서는 HTS, 모바일에서는 MTS를 사용할 수 있다.
코인원은 최근 자금세탁방지(AML) 방지 역량을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 및 기존 금융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나섰다.
코빗은 모바일 플랫폼 '코빗포털'을 오픈했다. 자체 포털로 이용자들이 정보를 보다 쉽게 접근하고 활용해,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