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리니지'를 함께 만든 게임업계의 거목이 하반기에 신작을 동시 출시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송재경 엑스엘게임즈가 주인공이다. 노하우를 집대성한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정면 승부한다.
엔씨소프는 4분기 신작 '리니지2M'을 출시한다. 오는 5일 '리니지2M' 미디어 쇼케이스 '세컨드 임팩트(2nd IMPACT)'를 열고 게임 콘텐츠와 서비스 방향성, 활동 일정 등을 발표한다. 엔씨는 2017년 리니지M 출시를 기점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체질을 전환했다. 리니지M은 출시 이후 줄곧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리니지2M까지 연속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는 게 목표다.
시장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22일 리니지2M 티저 사이트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티저 영상은 공개 이후 엿새 만에 1000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유튜브 기준 국내 게임 영상 가운데 최단 기간 기록이다.
송 대표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달빛조각사' 역시 지난달 28일 예약 시작 하루 만에 100만 가입자를 모았다. 달빛조각사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1일 “시장 기대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달빛조각사는 판타지 웹 소설 '달빛조각사'를 원작으로 한 게임이다. 방대한 세계관과 자유도 높은 콘텐츠를 모바일 게임으로 구현했다. 4분기 출시 예정이다.
김 대표와 송 대표는 한국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1990년대 의기투합해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만들었다. 한국 첫 그래픽 온라인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는 '바람의 나라'를 만든 직후 넥슨을 나온 송 대표를 김 대표가 영입했다. 이후 김 대표는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대작 MMORPG를 만들며 한국 게임 산업 공식을 써 내려 갔다.
2002년 엔씨소프트와 결별한 송 대표는 XL1, 문명온라인, 아키에이지 등 실험성 강한 게임을 내놓으며 자신의 색깔을 펼쳤다. '자유도 높은 게임'은 송 대표가 일관되게 유지하는 정체성이다.
게임 산업에 자극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신작 갈증을 해소하고 2015년 이후 정형화된 모바일 RPG 콘텐츠 기획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봉쇄, 넥슨 매각, 질병화 논란 등 혼란과 침체에 빠진 한국 게임 산업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면서 “이용자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종사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