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경상수지가 '불황형 흑자' 경고음을 울렸다. 9개월 만에 흑자 규모가 가장 커졌지만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한 탓이다. 다만 7월 가시화된 일본 수출규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9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69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8년 10월(93억5000만달러)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상품수지 부진을 다른 서비스 수지 개선 효과가 상쇄시켰다.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달 5월 이후 최소치인 61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7월 수출(482억6000만달러)은 10.9% 줄며 전년 대비 8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세계 교역량이 위축된 데다 반도체와 석유류 단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통관기준 대(對) 중국 수출이 16.6% 감소했다.
그럼에도 상품수지가 흑자를 낸 데에는 수입 축소의 여파가 컸다.
올해 수출과 수입은 매월(4월 제외) 동반 감소세를 보였다. 1월(-5.3%, -2.0%), 2월(-10.8%, -12.1%), 3월(-9.4%, -9.2%), 5월(-11.0%, -1.5%), 6월(-15.9%, -11.8%) 모두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었다.
한은은 '불황형 흑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수입 감소분이 수출 감소분보다 크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불황형 흑자라고 하면 경상수지가 적자가 됐거나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해야한다. 하지만 (지난 1·4분기)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줄었고 경상수지도 적자를 보이지 않았다”며 “현 시점에서 불황형 흑자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도 4개월 연속 개선되고 있다. 일본 지난달 서비스수지 적자는 16억7000만달러로, 그 규모가 전년보다 14억2000만달러 줄었다. 특히 여행수지가 11억8000만달러 적자로, 11개월 연속 적자폭이 축소됐다. 일본과의 무역갈등으로 일본인 입국자가 전월보다 2.7% 줄었으나 서비스수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본원소득수지는 30억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본원소득수지는 임금, 투자 소득의 국내외 흐름을 보여준다. 이번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투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30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결과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