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쓸모가 있게 다듬어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태풍·지진·홍수·산사태와 같은 천재지변과 교통·지하철·교량 등에서 발생하는 일상생활 안전사고에 대비해 여러 가지 다양한 안전 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구축한 안전 정보를 안전디딤돌, 생활안전지도, 안전신문고, 경기안전대동여지도, 서울안심이 등으로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소중한 안전 정보를 서로 꿰어서 보배로 만들 때가 왔다. 지금이야 말로 안전 정보를 보배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할 때다.
첫째 어떤 안전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꿰어야 할 구슬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있는지 알아야만 보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제3차 국가중점데이터 개방 계획 수립 사업으로 재난안전 정보를 분석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 하니 첫 구슬을 잘 꿰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생활안전 위험에 대해 어떤 안전 보살핌을 받으면 좋을지를 수요자인 국민에게 물어 봐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는 안전 공급자 관점에서 각종 안전시설이나 시스템을 구축, 불특정 국민 안전을 지켜 주는 일을 해 왔다. 앞으로는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안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국민 누구에게나 일방으로 제공되는 공급자 중심 서비스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국민 개개인이 원하는 맞춤형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요자 중심으로 발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것을 위해 국민이 어떤 안전 보살핌 서비스를 받고 싶은지 묻고 소통해야 한다.
셋째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생활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구슬을, 어떻게 서로 꿰어 맞출 것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어떠한 다른 방법보다도 연구개발(R&D)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원하는 것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며, 무엇이 가장 최선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인지를 한걸음 한걸음 진득하게 찾아가야 한다. 어느 한 사람에게 편리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우려가 있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을 보살핀다는 것은 엄청난 혼란과 혼돈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꿰어 놓은 보배가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아무리 꼼꼼하게 준비하고 잘해도 어느 순간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을 위한 맞춤형으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국민 개개인의 취향과 조건이 다른 수요에 안성맞춤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국민 생활안전 보살핌은 완전히 탈바꿈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누구나 인정하듯이 우리나라는 뛰어난 정보통신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요소 기술을 산업 부문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국민 9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나타날 수 있는 생활안전 위험을 내가 찾지 않아도 스마트폰이 알아서 알려주고, 어린이·노인·장애인 등 사용자들에게 맞는 생활안전 보살핌 서비스가 제공되는 내 손 안의 생활안전 세상이 다가올 것이다.
이재은 충북대 교수 jeunlee@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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