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에서 촉발된 배송전쟁이 대형마트, 백화점, 가전양판점 등 오프라인으로 확산됐다. 경쟁사 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주문상품을 배송하기 위한 유통가 속도전이 치열하다.
배송 속도가 빨라질수록 각 업체가 짊어져야 할 영업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국 단위 물류거점을 구축하고 전문 배송인력을 채용하는데 대규모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 주소를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와 주문을 처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 등 무형 인프라를 확보하는데도 상당한 비용이 요구된다.
'로켓배송'을 선보이며 e커머스 시장의 판을 뒤흔든 쿠팡은 지난해 매출 4조4227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3485억원에서 5년만에 12배 이상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1조97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17년 638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로켓배송 이용자 증가에 따라 물류센터, 배송 인력 등에 소요된 비용이 급증했다.
쿠팡은 2018년 신규 물류센터 12개를 확보하고, 2만4000여명을 직·간접으로 고용했다. 운반·임차료는 2367억원, 인건비는 986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쿠팡은 현재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비롯한 신사업과 부가 서비스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도 최소 수천억원 단위 적자가 예상된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 4972억원, 영업손실 12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40%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7% 늘었다. 오픈마켓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정보기술(IT) 개발 비용과 식품, 생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물류 인프라 구축 관련 투자가 적자 폭을 늘렸다.
티몬은 지난 6월 생필품 판매 채널 슈퍼마트에서 제공하는 '예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물류 부문에서 요구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최근에는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과 협업해 위례·광교 소재 오프라인 매장 티몬팩토리에서 1시간 이내로 주문 상품을 배송 받을 수 있는 '티몬팩토리 익스프레스'를 선보였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도 매년 적자 행진 중이다. 컬리의 영업손실은 2015년 54억원, 2016년 88억원, 2017년 124억원, 2018년 336억원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주문일 다음날 새벽까지 배송하는 '샛별배송'에 필요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비롯해 유·무형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비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최근 쿠팡, 이마트 등이 새벽배송 시장에 속속 진입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추가 투자가 요구된다.
지난 7월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SSG닷컴도 본격적으로 머니 게임에 나섰다. 새벽배송을 비롯한 온라인 주문 수요를 원활하게 소화하기 위해 오는 12월까지 13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세 번째 온라인 전용 물류 센터 '네오 003'을 신축한다.
SSG닷컴은 앞으로 5년 내 하루 26만건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수도권에 6개, 지방권에 5개 총 11개 물류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소 1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주요 e커머스 업체 영업손실 현황
자료:업계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