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적용 대상 문제와 관련, 아파트 거주자도 차별 없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주택과 아파트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전 관계자는 26일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기본 적용 대상에서 아파트가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아파트 호별로 전기요금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아파트 거주자의 요금제 선택권을 완전히 배제하고 갈 수 없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전국 스마트계량기(AMI) 보급 계획에서 아파트는 기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가 도입되더라도 기존 누진 요금제밖에 선택할 수 없다는 김삼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의원 지적을 수긍, 전기소비자 간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아파트도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선택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계약제도를 변경하는 등 제도 수정 과정을 거치겠다”며 “아파트 거주자가 선택적으로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를 신청하면 한전이 AMI를 구축해주는 방안도 함께 검토, 관련 계획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내년까지 AMI를 2250만호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아파트 거주자를 위한 추가 예산 책정이 불가피한 만큼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도입은 정부의 전기요금 개편 일환이라는 점을 고려, AMI 보급 확대 예산 부담을 오롯이 한전에 부담지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삼화 의원은 “현재는 전기요금 수준이 높지 않아 소비자가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전기를 아끼려는 유인이 거의 없지만 시간대별로 요금을 달리하면 요금을 아끼기 위해 실시간 요금 정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한전은 전기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요금계약방식 변경과 전력산업기반기금 등을 활용해 전 세대에 AMI를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