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을 전공한 대학생이 코딩전문성을 쌓아 애플리케이션 연동 인터페이스를 개발, 정보통신기술(ICT)기업에 취업했다. 비전공자가 ICT 융합인재로 거듭나는 멘티·멘토 연계 프로젝트 '한이음 ICT멘토링'에 학계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이음 ICT멘토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가 주관하는 인력양성사업이다. 대학생 멘티가 ICT기업전문가 멘토와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해 ICT실무역량을 향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최근 전남대 사학과를 졸업한 신모(25세)씨는 비전공자로 카카오게임즈에 취업했다. ICT멘토링을 통해 장소 추천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한 길 안내 가방 개발 경력으로 면접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사학지식과 코딩역량을 융합한 인재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신씨는 사학과 진학 후 다양한 장소를 견학하며 평소 즐겨 쓰는 장소 추천 앱과 접목한 길안내 시스템 필요성을 느꼈다. 신씨는 “스마트폰을 매번 손에 들고 있지 않아도 알아서 길을 알려주는 툴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앱 개발에 가장 기본이 되는 코딩을 몰라 조언해줄 실무 경험자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신씨는 ICT멘토링을 통해 ICT와 코딩에 대한 기초지식을 습득하고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앱과 인터페이스 개발에 필요한 부가정보를 취합했다.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현업에 종사하는 멘토에게 조언을 구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또 ICT멘토링에서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교육시스템 '블렌디드 러닝'을 통해 시·공간 구애를 받지 않고 학습기회를 확대했다. 블렌디드 러닝은 개별 특성에 맞는 학습이 가능해 사학과 출신인 신씨가 융합인재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그 결과 신씨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가방 끈에 부착하는 진동 인터페이스 '내 어깨의 나비'를 개발했다. 지도 API를 이용해 경로를 구현하고 진동과 음성으로 길을 안내한다. 웹 크롤링으로 수집된 검색어나 SNS 데이터를 활용해 인기 있는 장소까지 추천한다.
취업 성공 후 신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ICT기업이 각광받고 있지만 비전공자가 주요 부서에 취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ICT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비전공자도 융합인재로 거듭나 취업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ICT멘토링은 2004년 시작해 올해로 16년째 진행되고 있다. ICT 실무자가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해 멘티와 함께 실무 프로젝트를 만들어간다. 연평균 3000여명 멘티를 양성하고 1000여건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멘티 학생 취업률은 꾸준히 80%를 넘어서고 있다.
IITP 관계자는 “코딩학습은 이제 이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융합의 시대에는 문·이과를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코딩은 단순 기술과목이 아닌 인류와 사회를 디자인하는 언어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고 있다”면서 “ICT멘토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융합인재로 발돋움하기 위한 해결책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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